한국가스공사가 새로운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액화천연가스(LNG) 냉열을 활용한 신사업 창출에 힘을 쏟고 있다.
LNG 냉열은 영하 162도의 LNG를 0도로 기화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로, ㎏당 약 200㎉의 냉열에너지가 발생한다. 이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LNG 냉열 사업의 핵심이다. 정부는 LNG 냉열 활용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LNG 냉열에너지를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포함시켰다.
LNG 냉열은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냉동 물류사업에 효과적이다. 전기를 통해 -100도의 저온을 얻는 냉동기기를 LNG 냉열로 대체하면 -100도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짧고 소요 에너지도 상대적으로 적다. 기존 대비 전기 사용량이 50~70% 감축되며 급속 냉동 효과도 크다.
가스공사도 LNG 냉열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평택 오성물류단지에 있는 한국초저온의 LNG 냉열 활용 냉동냉장 물류센터는 한국 LNG 냉열 사업에 본격적으로 첫발을 내디딘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가스공사의 평택 LNG터미널에서 LNG를 공급받아 냉동냉장 창고를 운영하고, 초저온 LNG 냉열을 활용해 급속냉동, 저온 보관으로 식품의 신선도를 효율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LNG 냉열은 코로나19 백신을 안정적으로 보관하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60~80도로 보관하도록 권장돼 LNG 냉열 활용 초저온 콜드체인을 활용하면 관리 온도가 제각각인 백신을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
가스공사는 또 지난 9월 인천항만공사, EMP벨스타, 한국초저온 등 4개사와 ‘인천신항 콜드체인 클러스터 구축·운영 SPC(특수목적법인) 설립을 위한 주주협약’을 체결하고 LNG 냉열 활용 친환경 신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KT와 협력해 세계 최초의 LNG 냉열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도 추진한다. 데이터센터는 IT 서버를 일정한 공간에 모아서 통합 운영·관리하는 시설로, 운영 시 많은 열이 발생한다. 이를 냉각하는 데 데이터센터 유지 전력의 약 30%를 사용하고 있다. LNG 냉열을 데이터센터 적정 온도 유지에 활용하면 연간 60%의 냉방 소모 전력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KT 용산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형 데이터센터에 LNG 냉열 활용 냉방 시스템을 구축하면 시간당 최대 약 12㎿h의 전력 절감이 가능하다. 이는 400Wh(서울 주택 1가구의 시간당 평균 전력 사용량)를 사용하는 약 3만 가구의 소모 전력 절감량과 동일한 효과다. 또 시간당 LNG 100t의 냉열이 활용될 경우 연간 1만6000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