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 부회장 3인과 총괄부문장을 중심으로 하는 4개 '비즈니스그룹' 체제를 도입했다고 28일 발표했다. 부회장 3인과 총괄부문장이 각 사업부문 총괄을 거느리고 사업에 대한 전결권을 갖는 구조다.
비즈니스그룹은 허인 부회장이 담당하는 개인고객부문·WM/연금부문·SME부문, 이동철 부회장이 담당하는 글로벌부문·보험부문, 양종회 부회장이 담당하는 디지털부문·IT부문, 박정림 총괄부문장이 담당하는 자본시장부문·CIB부문으로 구성된다. KB금융은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리번들링' 추세로 인해 금융사와 빅테크간의 플랫폼 주도권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며 "계열사 내 사업부문간 연계와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총괄부문장은 KB금융 전체 투자·자산운용 역량 강화와 투자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며 KB증권과 국민은행 자본시장부문 등 투자 분야의 조정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지주의 각 사업부문 총괄 대표 및 본부장 17명이 은행 임원도 겸직할 예정이다. 지주의 의사결정에 은행이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사업규모 등에 따라 본부장, 대표, 부회장이 전결권을 갖는 업무가 달라진다. 실무진에 최대한 의사결정 권한을 위임하자는 취지다. '단·실·센터·부·유닛'으로 이어지는 부서급 본부 명칭은 '센터·부'로 단순화했다. 부서급 조직장은 부장급에서 임원급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능력과 성과에 따른 유연한 직위 운영체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는 플랫폼 관리조직을 대폭 확대한 게 눈에 띈다. 조영서 KB금융경영연구소장 겸 국민은행 DT전략본부 전무를 지주 디지털플랫폼총괄(CDPO)로 발탁하면서 산하에 디지털콘텐츠센터와 플랫폼QC 조직을 신설했다. 디지털콘텐츠센터는 KB금융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컨텐츠를 관리하는 조직이다. 플랫폼QC는 빅테크 수준으로 앱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속도나 디자인 등 앱의 품질을 관리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에도 디지털신사업본부가 신설되고, 산하에 디지털신사업부와 KB모바일인증서 등을 전담하는 인증사업부가 꾸려졌다. 금융이력부족자(신파일러)나 스타트업 등을 대상으로 하는 대안신용평가모형 개발 조직은 부서로 격상했다.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기획자가 한 팀에서 근무하는 '데브옵스' 조직이 기존 금융사업으로 확대된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특히 펀드와 공급망금융, 기업자금관리, 기업뱅킹, 기관영업부문 등에 데브옵스 조직을 도입할 예정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담 사업조직인 ESG본부도 신설하기로 했다. 지주 전략총괄(CSO) 산하에 배치해 계열사별 대출·투자 결정시 ESG요소를 반영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전략총괄(CGSO) 산하에 신설되는 글로벌본부는 KB부코핀은행 등 해외 계열사의 조기 안정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신탁 및 자본시장 부문 등 유사 업무를 중심으로 본부 조직을 일부 통폐합했다. 금융환경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세대별(MZ세대, 시니어 고객 등) 전문화된 마케팅을 추진하는 개인마케팅본부를 신설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