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을 비하할 때 사용되는 '슬랜드 아이(slant-eyed)'를 강조한 중국 식품회사의 광고에 출연한 모델이 "눈 작으면 중국인 될 자격이 없느냐"고 반문해 논란이 재점화됐다.
298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와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유명 식품기업 싼즈쑹수(三隻松鼠)의 광고 모델 차이냥냥(菜孃孃)은 지난 26일 웨이보를 통해 이번 논란에 대해 장문의 글을 올렸다.
자신을 쓰촨(四川)성 러산(樂山) 사람이라고 소개한 그는 "해당 광고는 2019년 10월에 촬영했고, 나는 중국 이미지를 훼손할 의도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눈이 작으면 중국인이 될 자격이 없다는 것이냐"면서 "애국에 대해 나는 쌍수를 들어 찬성한다. 그러나 매사에 일을 크게 키우는 것은 병적인 상태의 일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문 모델로서 광고주의 요구에 맞춰 촬영할 뿐이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중국 네티즌들은 "처음부터 이 논란은 싼즈쑹수의 잘못된 기획 때문"이라며 차이냥냥을 응원했지만, 일각에서는 과거 차이냥냥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양쪽 눈을 잡아당기는 동작을 한 동영상을 게재한 적이 있다면서 비판하는 의견도 나왔다.
이와 관련 글로벌타임스는 광고주 싼즈쑹수가 논란이 된 광고를 삭제하고 사과 성명까지 발표했지만 차이냥냥의 글로 논란이 재확산됐다고 보도했다.
싼즈쑹수는 지난 26일 성명을 통해 컵라면 광고에 이른바 '찢어짖 눈'을 강조한 것에 대해 "모델의 메이크업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분들께 사과를 전한다"면서 "관련 사진을 삭제하고, 다른 제품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후시진(胡錫進)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싼즈쑹수와 광고 모델이 중국을 비하할 동기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내부적으로 갈라져 논쟁을 만드는 것이 불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