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외국인 투자가 제한된 분야의 기업이 해외 상장을 추진할 경우 사전에 당국의 심사를 받도록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중국의 경제 계획 총괄 부처인 국가발전계획위원회와 중국 상무부는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해당 기업의 해외 투자자들은 경영에 참여할 수 없다. 또 해외 투자자들의 지분이 총 30%를 넘어서는 안 된다. 단일 해외 투자자 지분은 10%를 넘을 수 없다.
새 규정은 이미 해외에 상장된 기업의 외국인 지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규정은 중국 기업들의 해외 상장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중국 당국은 가변이익실체(VIE)를 이용한 자국 기업의 해외 상장을 금지하지는 않았다. VIE는 해당 기업과 지분 관계는 없지만 계약을 통해 경영권을 행사하는 법인을 말한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은 외국인 투자 제한 등 규제를 피하기 위해 케이맨제도 등 조세피난처에 세운 역외 법인인 VIE를 통해 우회적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해왔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 24일 요건을 충족한 기업에 한해 해외 증시에 우회 상장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중국 최대 차량공유 업체 디디추싱은 중국 정부의 압박 속에 이달 초 미국 뉴욕증시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발표했다. 샤하이룽 중국 선룬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중국 기업들은 이제 훨씬 엄격한 심사에 직면하게 됐으며 해외 상장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