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지수가 넉달 만에 다시 꺾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대폭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다. 대출금리 상승과 아파트매매가격 오름세가 둔화되면서 집값 상승 기대는 1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8일 '12월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대비 3.7포인트 내린 103.9를 기록했다. 지난 9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후 넉달 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기준치 100(2003~2019년 평균치) 이상이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현재생활형편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등 6개 구성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취업기회전망 CSI는 전달대비 9포인트 하락한 8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월(88) 이후 최저치다. 소비지출전망 CSI도 5포인트 내린 110을 기록하면서, 지난 9월(109)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현재생활형편 CSI도 1포인트 내린 91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저치인 지난 9월(91)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가계수입전망도 1포인트 하락한 100으로, 지난 9월(9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황희진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팀장은 "소비지출은 여행이나 외식 오락문화 등이 방역강화에 크게 영향을 받은 데 따라 하락했다"며 "생활형편 관련 지수도 소폭이지만 하락했는데, 물가 상승 영향도 어느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는 넉 달 연속 하락했다. 아파트매매가격 오름세가 둔화되는 데다 금리 상승과 가계대출 규제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9포인트 하락한 107로, 지난해 5월(9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가계부채전망과 현재가계부채도 각각 1포인트 올랐다. 현재가계부채 CSI는 103으로 지난 10월(10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가계부채전망도 100으로 지난 10월(100) 이후 최고치를 다시 썼다. 반면 금리수준전망 CSI는 전달보다 1포인트 내린 137을 기록했다. 지난 10월(1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가수준전망 CSI도 1포인트 내린 151로, 지난 10월(14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으로 소비심리의 방향성은 정부의 방역대책이 어떻게 전개되는 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1월2일 종료될 예정인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 오는 31일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황희진 팀장은 "최근 신규 확진자가 대폭 늘었다가 조금 줄고 있고, 추가 부스터샷이 진행되면서 개선 여지가 있다"며 "당국에서 대책을 어떻게 마련할 지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