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가 블록체인·메타버스 기업에 총 1000억원 규모 투자를 발표한 지 한 달여 만에 새 투자건을 공개했다. 이번엔 농업스타트업이다.
정보통신기술(ICT) 투자전문기업 SK스퀘어가 국내 최대 농업 스타트업 그린랩스에 약 350억원을 투자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 기반 농업(애그테크) 기업에 투자하고, SK 관계사들과 피투자사 간 농업 분야 협업으로 기업 부가가치를 올려 수익을 낸다는 계획이다.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이번 투자로 그린랩스의 구주·신주를 동시에 인수했다.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린랩스의 기업가치평가(밸류에이션)는 7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를 고려하면 SK스퀘어의 지분율은 4~5% 수준이 된다.
그린랩스는 2017년 출범해 올해 매출이 1000억원에 달하는 데이터 농업 스타트업이다. 작물 생육 모니터링부터 농장 환경 원격 제어까지 스마트폰 앱 하나로 할 수 있게 하는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농업 솔루션 ‘팜모닝’이 대표 서비스다. 이달까지 팜모닝을 이용하는 농가는 45만여 곳으로 국내 전체 농가(약 100만 곳)의 절반에 가깝다.
SK스퀘어는 이번 투자 이후 그린랩스와 SK 관계사들 간 협력을 통해 사업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각 분야에서 부가가치를 더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투자 수익을 내기 위해서다. 그린랩스의 농산물 유통 서비스와 SK스퀘어 자회사인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11번가의 신선마켓이 서로 협업하는 식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업도 키울 수 있다. 그린랩스의 저탄소 농법 농가 탄소배출권 거래 서비스 ‘팜모닝 카본’을 SK 각사와 연계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스퀘어는 “그린랩스는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사)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는 업계 선도 플랫폼 기업”이라며 “업계 특성상 매출, 거래액, 가입자 수 등이 기업 가치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그린랩스의 사업이 커질수록 SK스퀘어의 지분 가치도 자연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