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가격 오른다"…한국은행이 꼽은 톱픽 투자처는?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1-12-27 16:23
수정 2021-12-27 16:26
한국은행은 내년에 유망한 투자 상품으로 구리 알루미늄을 비롯한 '그린메탈'과 원유를 꼽았다. 반면 미국 기술주와 금 가격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주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 외자운용원은 27일 발표한 '2022년도 글로벌 경제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구리 알루미늄 등 그린메탈 가격의 오름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미국 바이든 정부를 비롯한 주요국 친환경 정책 강화로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메탈은 전기자동차와 태양광설비,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쓰이는 알루미늄 니켈 코발트 리튬 등의 금속을 말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리와 알루미늄 가격은 2020년 말부터 올해 12월 20일까지 각각 22%, 34% 올랐다. 올해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원유가격도 고공행진을 보일 것이라고 봤다. 한은은 "2022년에 국제유가는 수요 회복이 이어지는 동시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생산량을 조절하는 영향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 여파로 미국의 셰일가스 투자가 위축된 것도 국제유가를 밀어 올리는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반면 미국 기술주와 금에 대한 전망은 어두웠다. 한은은 "선진국 주가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역사적 고점에 근접했다"며 "평가가치의 되돌림에 따른 주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12개월 이익 전망치 대비 주가 배율)은 19.6배로 최근 10년 동안 중위값과 비교해 25% 높았다. 한은은 "모건스탠리는 S&P500지수 PER이 21배에서 18배로 낮아지면서 주가가 10%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기조가 미 기술주 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도 봤다. 한은은 "통화정책 정상화를 비롯한 충격이 발생하면 실적이 부진한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조정될 것"이라며 "실질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 고평가된 IT업종(PER 27배)이 S&P500지수(21배)에 비해 상대적 성과가 부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Fed가 2022년 3월 테이퍼링을 완료한 이후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올리고 하반기에 2회 내외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충격으로 금 가격이 출렁일 것이라는 우려도 컸다. 한은은 "내년 금 가격은 하락 압력이 다소 우세한 편"이라며 "금리 상승은 금 보유 기회비용을 높이고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서의 금 투자 매력을 갉아 떨굴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