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래대금 증가세 둔화…한투 "추가 하락 가능성 적어"

입력 2021-12-27 08:31
수정 2021-12-27 08:32


한국투자증권은 27일 국내 증시의 거래대금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추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다. 나아가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세가 증시 거래대금 둔화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봤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1~23일 기준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ETF, ETN. 코넥스 제외)은 21조2000억원으로 지난 1월 42조1000억원,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일평균 거래대금인 27조4000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며 "브로커리지(중개) 지표가 둔화되면서 주가는 내년 감익 우려를 선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 연구원은 "내년 순이익이 작년 대비 여전히 31% 큰 것을 감안할 때 멀티플 하락도 병행됐다"며 "멀티플 하락은 전반적 실적 모멘텀 둔화가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거래대금 둔화의 핵심은 투자자층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19년 말 619만명이 2936만 활동계좌를 보유했다면 현재는 1581만~1892만명이 5535만 활동계좌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개인의 국내주식 보유액은 968조원으로 2019년 말 대비 372조원(순매수 127조원, 평가익 245조원 추정) 증가했다. 개인이 대부분인 비금융기업 등의 해외주식 보유액도 64조원으로 같은 기간 51조원(순매수 39조원, 평가익 12조원 추정) 증가했다.

백 연구원은 거래대금의 저점 확인이 중요한 시점으로 투자자나 계좌 수, 투자금액 등 양적 지표를 감안하면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원에서 하방 경직성을 확보했다고 추정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10조~15조원으로 하락해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적다는 판단이다.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세가 증시 거래대금 둔화에 미친 영향도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거래대금 등락은 가상자산 변수보다 통화정책 및 재정정책, 실물경제 지표 등 대외변수와 2차 파급경로인 주식시장 수익률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며 "특히 현재처럼 낮은 수준에서는 거래대금이 악재에는 둔감하게, 호재에는 민감하게 비대칭적으로 반응할 전망"이라고 했다.

증권업종 최선호주로는 미래에셋증권을 꼽았다. 백 연구원은 "그랩을 포함한 프리IPO나 대체투자 관련 매매평가익 강세가 지속될 것이고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추가로 진행되면서 주주환원 요인도 재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