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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국 시장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한 해를 보냈다.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부터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그룹 파산 사태까지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어려웠던 만큼 바닥에 다다랐다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올해의 주인공이 미국 시장이었다면, 내년에는 자산 배분 차원에서 중국 시장으로 분산을 고려할 시점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미·중 증시 수익률 격차 극대화올해 중국 주식 시장은 글로벌 주식 시장과 뚜렷하게 탈동조화(디커플링)되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주식시장을 추종하는 iShares MSCI ACWI(All country world index) ETF가 올해 들어 15.85% 오르는 동안 iShares MSCI China ETF는 22.53% 하락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S&P500지수가 25.83% 오르는 동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4.90% 오르는 데 그쳤고, 홍콩 항셍지수는 14.83% 하락했다.
올 한 해 중국 기업들은 반독점 규제(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 사교육 금지(뉴오리엔탈 에듀케이션&테크놀로지그룹·탈에듀케이션), 데이터 안보 규제(디디추싱·칸준·만방그룹), 부동산 시장 안정(헝다그룹) 등 각종 규제의 직격탄을 맞았다. 헝다 디폴트 사태로 부각된 부동산 시장 위축, 원자재 가격 급등, 코로나19 확산세 심화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하반기 들어 중국의 경기는 급속히 냉각됐다. 미·중 통화정책 차별화 국면하지만 내년에는 미국과 중국의 수익률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선진국과 중국의 통화정책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종료 시점을 앞당기고, 내년 수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예상치 못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반면 중국은 이달 들어 시중 은행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하면서 경기 둔화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지준율이 낮아지면 은행이 빌려줄 수 있는 돈이 그만큼 늘어난다.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까지 0.05%포인트 인하했다. 중국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20개월 만이다. 미국과 중국의 통화정책 차별화는 과거에도 반복돼온 흐름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팀장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반복된 양적완화 축소 구간에 중국은 통화 확장 기조로의 전환과 인위적인 위안화 약세로 경기부양과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해왔다”며 “지금은 경기 주기에서 미국보다 중국의 모멘텀이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테마형 ETF로 업종 접근을신한금융투자는 미국은 지수에, 중국은 업종에 투자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미국 S&P500지수는 10% 기대수익률이 예상되는데, 내년 증시에서는 이 정도면 ‘귀한’ 수익률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수보다 업종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전기차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유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 부동산 등에 대한 저가매수도 추천했다.
NH투자증권은 중국 업종에 투자하기 위해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로보틱스와 자동화 테마는 제조업 기반의 성장 산업으로 중국 정부의 규제에서 비켜나 있다”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제조업 기반 성장 테마 ETF의 성과가 우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Global X 차이나 클린 에너지 ETF’ ‘Global X 차이나 세미컨덕터 ETF’ ‘Global X 차이나 로보틱스 앤 AI ETF’는 올해도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 상품들이다. 올해 각각 36%, 19%, 10% 상승했다.
반독점 규제로 주가가 급락한 텐센트, 알리바바 등 플랫폼 기업들도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구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항셍테크지수를 추종하는 ETF나 ‘KraneShares CSI 차이나 인터넷 ETF’ ‘Invesco 골든드래곤 차이나 ETF’ 등을 통해 투자할 수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