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강세 영향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산유국 증시가 강세를 보인 한 해였다. 이 밖에 신흥국 인도와 대만이 20% 이상 올라 눈에 띄었다.
사우디 주가지수를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 ‘아이셰어 MSCI 사우디아라비아’(KSA)는 올해 34.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성과다. 사우디의 대표 주가지수인 타다울지수는 유가가 오른 영향으로 올해 30% 이상 뛰었다.
러시아도 비슷한 이유로 올해 강세를 보였다. 러시아 주식 ETF(ERUS)는 연초 이후 22.9% 올라 주요국 중 상위권을 차지했다. 러시아는 천연가스와 원유 수출국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미국은 나스닥과 S&P500지수가 20% 이상 올랐다. 다우지수도 18% 상승률을 기록했다. 나스닥100 추종 ETF(QQQM)는 연초 이후 지난 23일까지 27.6%를, S&P500 추종 ETF(SPY)는 26.7%를 나타냈다.
미국과 사우디를 제외하면 올해 눈에 띄는 시장은 대만과 인도였다. 대만 주가지수를 따르는 ETF(EWT)는 23.7%, 인도 ETF(INDA)는 23.2% 성과를 냈다. 올해 펀드 시장에서 높은 수익률로 주목받았던 베트남 ETF(VNM)도 18.8%의 수익을 기록했다. 대만은 시장 변동성이 큰 가운데서도 반도체·정유·항공 등 경기민감주가 회복세를 보였다. 인도와 베트남은 코로나19 확진자 추이에 따라 출렁거림이 있었지만 신흥국 중에선 여전히 유망 지역으로 꼽히며 자본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주가지수를 좇는 글로벌 ETF(EWY)는 -7.5%의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지난해엔 40%가량 성과를 냈지만 올해는 코스피지수가 하반기 약세를 보이자 부진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