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서태지가 1년 만에 근황을 전했다. 내년이면 데뷔 30주년을 맞는 서태지는 "제2의 인생 분기점에 와 있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서태지는 24일 오후 공식 인스타그램에 성탄절 인사와 함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일년 만에 글을 쓴다. 너무 소식이 없어 미안하다"면서 "올해는 정말이지 전해줄 소식이 하나도 없어서 가만히 지내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서태지는 "2021년은 뭔가 1년이 통째로 사라져버린 것 같은 기분이다. 펜데믹이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도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그래도 모든 것에는 시작과 끝이 있으니 이 펜데믹의 끝을 보기 위해 좀 더 힘내자"고 응원했다.
또 "돌아보니 나 역시 고군분투 하면서 지냈던 것 같다. 사실은 많은 일들이 있었다. 작년 크리스마스때는 이제 곧 담이(서태지 딸)가 학교에 갈 수 있을거라 굳게 믿었는데 코로나 악화로 담이의 학교가 문을 닫고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급히 새로운 학교를 찾고 이사를 또 하고 입학을 하려는 순간 이번엔 델타변이 확산으로 결국 원격수업과 홈스쿨을 계속 이어가는 중이다. 이번 연말엔 집단면역을 기대해봤지만 또 오미크론 이라니… 모든 예상과 계획이 다 빗나간 한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보다 우리 팔로우들은 지금 나의 음반 소식을 손꼽다 기다리고 있을텐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마음이 무겁다. 솔직히 말하면 올해도 이런 저런 일들로 작업에 거의 집중을 못했다"고 털어놨다.
서태지는 "담이 학교가 가장 큰일이었지만 이제 지천명의 나이가 도래해서인지 예상치 못한 굵직한 일들이 하나 둘 생긴다. 남은 반백년, 제 2의 인생의 분기점에 와 있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나저나 내년이 벌서 데뷔 30년째다. 어느덧 교과서로 접한다는 그런 진짜 원로가수가 돼있다"면서 "지난 25주년 공연무대에서 '우리 30주년에 또 만날까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었다. 그때는 당연히 10집도 나도고 30주년 공연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늦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 힘든시기 꼭 이겨내고 우리 웃으면서 만나자. 다음엔 꼭 좋은 소식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소원하는 일들 다 이루어지고, 모두들 희망줄, 정신줄 꽉 잡고 아프지 말고 건강한 2022년이 되길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
한편, 이날 서태지는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통해 4년전 그룹 방탄소년단과 함께한 '서태지 25 타임 : 트래블러(SEOTAIJI 25 TIME : TRAVELER)'의 공연 실황을 공개했다.
서태지는 2017년 9월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BTS와 함께 '난 알아요', '환상속의 그대', '컴백홈' 등 8곡을 선보였다. 당시 BTS 멤버들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주노, 양현석의 자리를 대신해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사했다.
'서태지와 아들들'이라는 별칭으로 불린 이 무대에서 서태지는 BTS 멤버들을 향해 "이제 너희들의 시대"라고 말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