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지난해 국내 기업 최초로 ‘경력 단절 없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시행했다. 앞선 2019년부터는 난임 치료 휴가 및 시술비도 지원하고 있다. 사내 출산 친화 문화를 뿌리내리기 위해 임직원들 라이프 사이클까지 고려해 내놓은 ‘포스코형 출산장려 제도’의 일환이다.
24일 회사 측에 따르면 포스코는 “기업 차원의 저출산 해결 롤모델을 제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올해 △출산 친화 기업문화 조성 △저출산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 및 정책 어젠다화 △지역사회 정주 여건 개선 3대 중점 추진 방향을 수립, 다각적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2018년 선포한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구체화한 ‘그린·투게더·챌린지·라이프·커뮤니티 위드 포스코’의 5대 브랜드를 올해 론칭했다. 각각 수소 산업 선도 및 탄소중립 실천, 고객사 동반성장, 벤처 생태계 활성화 및 신성장 산업 육성, 저출산·취업 등 사회문제 해결, 지역사회와의 상생·공존을 표방했다. 이 중 ‘라이프 위드 포스코’를 통해 저출산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였다.
또한 포스코가 위치한 포항과 광양에 포스코 및 그룹사, 협력사 자녀를 위한 상생형 공동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고 다자녀 장학금 상향 제도도 도입했다. 특히 출산 친화 제도를 전문가 시각에서 분석하고 사례화한 노력이 눈에 띈다. 은기수 한국인구학회장은 “포스코의 출산 친화 제도는 직원들이 필요할 때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든든한 안전망 역할을 한다. 직원들의 자긍심이 올라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스코 직원들뿐 아니라 협력사들이 설립한 ‘공동근로복지기금’에 재원을 출연, 협력사 직원 자녀들 장학금까지 지원한 것은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기반 마련의 모범사례로 꼽혔다.
단순한 사내 복지 및 관련 제도 마련 수준을 넘어 저출산 문제를 공론화하고 사회적 논의를 확산하는 데 앞장섰다. 포스코는 지난해 유관 학회와 ‘2020 저출산 심포지엄’을 개최한 데 이어 올해는 서울대 국제이주와포용사회센터 주관으로 열린 ‘2021 국제 돌봄 정책 콘퍼런스’에서 최정우 회장이 직접 참석해 포스코의 출산 친화 제도를 소개하고 기업 차원의 저출산 해법 롤모델을 제시했다.
한국 이주 여성들에게 육아 돌보미 같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방안, 해외 우수 기술인재의 국내 정착 방안 등 인구 전문 학회와 출산 친화 정책화를 이끄는 공동 연구과제를 수행, 그 결과를 지난달 ‘2021 저출산 정책 세미나’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지역사회를 살리는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조영태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과 포항·광양을 중심으로 국내 청년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앞으로는 지방도시 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기업 차원의 실질적 대안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난 7월 인구의날 기념행사에서 보건복지부와 ‘미래세대 인구교육 사업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가치관 형성기에 있는 학생들이 결혼·출산과 가족 친화적 삶에 대한 긍정적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게끔 복지부, 배재대 인구교육사업단과 함께 ‘인구교육 좋은수업 나눔대회’를 열었다.
‘청년들이 찾아오는 매력적인 도시 만들기’를 내걸고 지역사회 정주 여건 개선에도 발 벗고 나섰다. 올해 7월 포항에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스타트업 공간 ‘체인지업그라운드’의 문을 열었고, 지난달에는 ‘청년희망 온(ON)’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3년간 총 2만5000명의 일자리 창출도 약속했다.
회사 측은 “3대 중점 추진 방향을 중심으로 저출산 해결을 위한 다른 기업들의 동참과 사회 각계각층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계속 펼쳐나가겠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기업시민의 역할을 꾸준히 수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