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미국 일부 지역에서 경제 활력이 떨어지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식당 예약 사이트 오픈테이블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미국 전역의 식당에서 제공한 저녁식사 건수는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지표는 지난달 말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글로벌 호텔 데이터 분석회사 STR은 “2주 전 미국 호텔 객실 점유율은 53.8%로 그 전주보다 줄었다”고 전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단기 휴업을 선택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각종 공연이 취소되고 대학들도 수업을 다시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재개장 계획을 늦추는 사무실도 많아졌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아네타 마코우스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4분기 소비 증가세가 여전히 매우 강력하지만 점점 약해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11월 개인소비지출이 전달에 비해 0.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10월 개인소비지출이 1.4% 늘어난 데 비해 둔화한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을 우려하며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내년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WSJ는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소비지출과 경제 성장에 단기적 소프트 패치(soft patch: 경기회복 국면에서 성장세가 일시적으로 주춤하는 상황)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학자들은 내년 2분기부터 미국의 경제가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공장 근로자가 늘어나면 다시 생산에 차질이 빚어져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CPI)는 작년 동기보다 5.7% 뛰어 1982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 지원금이 소진되면서 부양책 효과가 떨어지는 것도 내년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초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연방정부는 실업수당을 주당 최대 600달러(약 71만원)까지 올렸다. 손실보상금도 여러 차례 지급했다. 정부 지원금 덕에 주머니가 두둑해진 소비자들은 그동안 지출을 늘려왔다. 하지만 지원금이 줄어들면 지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