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당국에 사의를 표했다.
박 전 대통령의 측근 유영하 변호사는 24일 박 전 대통령이 입원한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유 변호사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먼저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아울러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한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사면을 결정해주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당국에도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며 "신병 치료에 전념해서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여러분께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으로 올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 원, 35억 원의 추징금을 확정받아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해 왔다. 이와 별도로 2018년 11월 말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공천개입 사건으로 징역 2년을 먼저 확정받았다. 이번 특별사면으로 4년 9개월 만에 수감 생활을 마치게 됐다.
문 대통령은 당초 정치인의 사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청와대는 이달 초부터 전직 대통령 사면과 관련한 언론의 물음에 "논의된 바가 없다"며 선을 그어 왔다.
하지만 최근 박 전 대통령이 기존 지병 외에도 치과,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까지 받는 등 건강 상태가 악화되면서, 정부는 박 전 대통령이 장기간 수감 생활로 건강이 악화한 점을 고려해 막판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
사면 소식을 전한 후 문 대통령은 24일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생각의 차이나 찬반을 넘어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 "우리는 지난 시대의 아픔을 딛고 새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제 과거에 매몰돼 서로 다투기보다는 미래를 향해 담대하게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앞에 닥친 숱한 난제들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국민 통합과 겸허한 포용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의 경우 5년 가까이 복역해 건강 상태가 많이 나빠진 점도 고려했다"며 "사면에 반대하는 분들의 넓은 이해와 혜량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현재 서울삼성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특별사면으로 31일 0시 자유의 몸이 되지만, 당분간 계속 입원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