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文, 촛불로 뽑혀 놓고 박근혜 사면…강한 유감"

입력 2021-12-24 10:38
수정 2021-12-24 10:39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복역 중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신년 특별사면 확정과 관련해 24일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을 탄핵하고 법의 심판대에 세운 것은 바로 우리 촛불 시민들"이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박 전 대통령 구속은 단지 한 사람의 중대 범죄자를 처벌한 사건이 아니라 우리 시민들이 대한민국 대통령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수립한 역사적 분기점이었다"며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대통령이 국민의 신임을 져버렸을 때는 그 누구라도 자리를 지킬 수 없다는 '시민주권선언'이었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대통령 개인의 동정심으로 역사를 뒤틀 수는 없는 일이고 적어도 촛불로 당선된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해선 결코 안 될 사안"이라며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면권 최소화'가 원칙이라고 누누이 밝혀 왔다. 5대 중대 부패범죄에 대한 사면권 제한은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사면에 최소한의 국민적 동의도 구하지 않았다. 국민통합이라는 말은 함부로 꺼내지 않길 바란다"며 "전두환, 노태우 사면이 결코 국민통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대한민국 현대사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그 후유증은 지금 대선후보들의 전두환 재평가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히 시점도 큰 문제다. 지금 대선 국면에서 거대 양당 후보가 모두 사법적 심판대 위에 올라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이 나서서 시민이 확립한 대통령의 윤리적 사법적 기준을 흔드는 행위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2022 신년 특별사면·감형·복권조치 대상에 박 전 대통령도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7년 3월 31일 구속된 박 전 대통령은 4년 9개월 만에 수감 생활을 마친다. 사면이나 가석방이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박 전 대통령은 87세가 되는 2039년 출소할 예정이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으로 지난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 원, 35억 원의 추징금이 확정돼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해 왔다. 2018년 11월 말에는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공천개입 사건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