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수, 이혼한 진짜 이유 "외아들 남편, 대 끊길까봐…"

입력 2021-12-24 07:36
수정 2021-12-24 09:01
국내 트랜스젠더 1호 연예인 하리수가 4년 전 미키 정과 이혼한 진짜 이유를 고백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MBN '현장르포 특종세상'에 출연한 하리수는 사랑하는 사람과 아이를 낳고 엄마로 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하리수는 "같이 살면서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이를 낳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자에서 남자로 성전환하신 분은 자궁을 들어내지 않나. 그걸 이식도 할까. 장기 이식(자궁 이식)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다. 처음에는 아예 불가능했지만 그게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들었을 때 더 간절했다. 근데 말처럼 쉽지가 않더라"라고 털어놨다.

하리수와 미키정은 2007년 5월 결혼했으나 10년 간의 결혼생활을 마무리하고 친구로 남기로 했다. 이혼에 대해 하리수는 "좀 더 늙기 전에 내 남편이었던 미키정씨가 진짜로 아이를 낳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했고, 그 당시에 사업을 하며 출장도 다니고 하면서 사이가 소원해졌다. 지금이 딱 적절한 시기가 아닌가 싶었다. (미키정)이 외아들이라 독자다. 저한테서 대가 끊기니까"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리수 모친 김부미 씨는 "아픈 손가락이다. 아기를 못 낳으니까. 다른 것은 다 괜찮은데 임신만 못한다. 내가 '수술하기 전에 아기 하나 낳고 수술할걸 그랬다' 하니까 그 아기가 얼마나 불행하냐고 하더라. 자기 같은 부모를 두면 스트레스받아서 정상으로 못 산다더라. 앞으로 내가 죽고 나서 걱정이다"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하리수는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제가 여자라고 자각하고 살지는 않았다. 그냥 어릴 때부터 매일 예쁘다는 소리 듣고 살고 어릴 때부터 인형 놀이가 좋았고, 그게 자연스러웠다"고 털어놨다.

모친 김 씨는 "아들이 딸 된다니 좋아할 사람 있나. (하리수가) 머리 땋고 군대를 갔다. 3~4일 만에 제대증을 받아 왔는데 정신질환 5급이었다. 군대 끝나고 그다음에 수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리수는 2001년 트랜스젠더 방송인으로 데뷔한 후 세간의 편견으로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10년 무명생활을 거치며 많은 준비를 했다. 광고 모델로 뽑혔다가 계약할 수 없었다. 호적은 바뀌기 전 성이고, 당시 바뀐 성으로 알고 계시고, 계약 당일 제 사정을 이야기하면 진짜 그러냐며 확인해보자고 잠자리를 요구한다거나 그런 경우도 많았다"고 했다.

이어 "세상에 저를 드러냈을 때 트랜스젠더들이 저를 원망했다. 머리 길고 예쁘고 목소리가 허스키하면 '너도 트랜스젠더 아니야?'이러면서 일할 곳이 없어졌다더라. 그런데 2002년에 법적으로 호적이 바뀌면서, 대법원 판례가 생기니 호적들이 쉽게 바뀌었다. 많은 분들에게도 트랜스젠더라는 인식이 좋아졌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하리수는 내년 트로트 앨범 발매를 위해 음반 작업 중인 상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