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다주택 양도세 중과 2년 유예"

입력 2021-12-23 17:08
수정 2021-12-24 01:02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양도 차익에 대한 세율을 중과하는 조치를 2년간 유예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부동산 거래를 막는 과도한 취득세 부담을 낮추고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는 장기적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정책총괄본부장은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 세제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양도소득세 개편 △취득세 부담 인하 △주택 공시가격 제도 개선 △종부세와 재산세 통합 등 부동산 조세 제도 개혁 방안을 내놨다.

부동산 세제 개혁 방안에 따르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적용을 최대 2년간 유예한다. 양도세 부담으로 인한 매물 잠김을 막기 위해서다. 현재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 3주택 이상자의 양도세 중과세율(지방세 포함)은 82.5%에 달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런 중과 세율을 1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반대하고 있다. 원 본부장은 “매물을 내놓도록 촉진하는 효과가 충분히 나오려면 2년 정도가 적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취득세 부담도 낮춰준다. 1주택자는 현재 1~3%인 취득세율을 단일화하거나 세율 적용 구간을 단순화한다. 조정지역 2주택 이상에 대한 과도한 누진세율도 완화하기로 했다. 현재 조정대상지역 기준 취득세율은 2주택자는 8%, 3주택 이상은 12%에 달한다. 생애최초주택 구입자에 대해서는 취득세를 면제하거나 1% 단일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도 내놨다.

부동산 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이 되는 주택 공시가격도 인하한다. 우선 내년 주택 공시가격은 2년 전인 2020년 기준으로 적용하면서 합리적인 부과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종부세와 재산세를 통합한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지난달 윤 후보가 “중장기적으로는 아예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거나 1주택자에게는 (종부세를)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틀째 호남을 방문 중인 윤 후보는 이날 전남 광양의 여수광양항만공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으로 국민이 얼마나 고통받았나. 26번의 정책 모두 실패했다”며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 부동산 세제 정상화 태스크포스(TF)팀을 조직해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호남 민심 다잡기에도 안간힘을 썼다. 전남 순천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남 선대위 발대식에서 “국민의힘이 그동안 제대로 잘 못 하니 호남분들이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지지하지 않았다”며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 나라다운 나라의 호남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시의 역점 사업인 ‘AI 산업 융합 집적단지’ 조성 현장도 방문했다. 그는 “차기 정부를 담당하게 되면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광주 인공지능(AI)산업에 재정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순천·광주=성상훈/좌동욱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