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자중지란' 빠질 때 민주당 '원팀' 이뤘다

입력 2021-12-23 16:17
수정 2021-12-23 16:3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당 선거대책위원회에 '국가비전과 통합위원회'를 신설하고 공동위원장을 맡는다. 선대위 공식 출범 이후 50여 일 만에 이뤄진 만남을 통해 민주당이 비로소 '원팀'으로 거듭나게 됐다는 평가다. 반면 제1야당 국민의힘은 반복되는 내홍에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져들었다. 연말을 기점으로 여야 간 온도차가 극명해지는 모습이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23일 정오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국가비전 통합위 공동위원장직을 각각 맡는 데 합의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이 후보와 제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 후보도 "존경하는 이 전 대표는 지금까지도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많은 역할을 해주셨다"고 한껏 치켜세웠다.

민주당은 소위 '축제 분위기'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이 전 대표를 '천군만마'에 빗대며 "오래 아낀 우리 민주당의 복주머니가 펼쳐졌다. 이 전 대표의 합류는 가뭄 뒤 소나기처럼 청량한 소식"이라며 "이 전 대표의 오랜 경륜과 지혜가 대선 승리의 앞날을 더욱 환히 비출 것이라 믿는다. 이제 우리는 진정한 원팀이 됐다"고 반색했다.

여기에 윤석열 후보를 오차범위 내 6%포인트 앞지른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겹경사를 누리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합동 12월 4주 차 전국지표조사(NBS·National Barometer Survey)에 따르면 이 후보는 대선 4자 가상 대결에서 35%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윤 후보는 29%로 2위다.


민주당이 환호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당대표가 당내 구성원과 갈등으로 선대위 사퇴를 선언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다.

윤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준석 대표의 복귀 가능성을 사실상 닫아버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후보는 "정치인으로서 결정을 번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사퇴한 것으로 일단락됐다고 판단한다"며 "정치인이 한번 국민 앞에 선언하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관행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선대위 복귀 종용 등 이 대표에 대한 후속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사퇴 이후 계속해서 언론을 통해 선대위 활동 당시 앓았던 염증을 토로하고 있어 사태 진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장제원 의원을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라고 저격하고, 윤 후보가 '울산 합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등 그간의 불만을 여실히 드러냈다. 장 의원은 "참고 또 참고 있다"며 임계점을 보이고 있다. 대선을 76일 앞둔 가운데, 국민의힘의 원팀 결성이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기사에서 언급한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