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신규 가맹점에 대한 카드 수수료 환급 제도가 네이버·카카오페이를 비롯한 간편결제 업체, 전자지급결제대행(PG) 회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앞서 신규 가맹점에 대한 카드 수수료 환급 제도가 간편결제 업체와 PG사에 미적용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일부 환급금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 <한경닷컴> 보도([단독] 네이버·카카오, 수수료 환급 모르쇠…소상공인만 피봤다)로 알려지자 금융당국이 제도 개선안을 마련한 결과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현재 국세청 과세자료 등을 통해 PG 하위 신규 가맹점에 대한 우대수수료 소급 적용 시스템 구축에 돌입한 상태다. 내년 4월 국세청 연계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뒤 5월부터 두 달간 시스템 테스트를 진행한다. 같은해 7월 우대가맹점 선정과 함께 2022년 1월부터 개업한 신규사업자에 대한 우대수수료 소급 적용을 실시할 계획이다.
신규 가맹점에 대한 카드 수수료 환급 제도는 2019년 1월 금융당국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금융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국내 카드사는 매 반기 기준 신규 신용카드 가맹점이 매출액 확인을 통해 영세·중소 가맹점으로 선정되면 기존에 냈던 수수료에서 우대수수료를 뺀 차액을 환급해주고 있다. 신규 등록 가맹점의 경우 불가피하게 과세당국을 통해 매출액이 확인될 때까지 우대수수료율보다 높은 업종 평균 수수료율을 적용받게 되는데, 이 차액을 자영업자에 돌려주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7월 공개한 '2021년 상반기 신규 신용카드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환급 결과'를 보면 총 수수료 환급 규모는 약 46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세·중소사업자 19만4000곳이 평균 24만원씩의 카드 수수료를 돌려받은 셈. 2019년 초 도입 이후 우대수수료 환급 제도 소급 적용으로 국내 카드사가 신규 영세·중소가맹점에 돌려준 금액은 약 2907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제도 시행 과정에서 영세·중소가맹점에 선정됐다 하더라도 간편결제 업체와 PG사를 통해 신용카드 결제를 진행했다면 수수료 환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영세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같은 서비스 또는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소비자 결제 수단에 따라 우대수수료 소급 적용 여부가 달라진 것이다.
이같은 문제 제기에 금융당국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수수료 환급 제도가 적절히 설명되지 않았고, 간편결제 업체 관련 신용카드 수수료 환급 제도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한 뒤, 이번 개선 조치를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 제도 개선안을 반영한 여전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법제처 사전심사, 규개위 심사 등을 거쳐 내년 1월 말 금융위에서 의결할 계획이다. 개선안에는 연 매출 3억원 이하 220만개 영세·중소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이 0.8%에서 0.5%로 0.3%포인트 인하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조정안도 담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한경닷컴> 보도 이후 금융감독원과 간편결제 업체 및 PG사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그 결과 국세청을 통해 신규 가맹점 확인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문제를 발견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라면서 "개정안에는 우대수수료 환급 시 PG 하위 가맹점도 신용카드 가맹점 수준에 준하도록 한다는 식의 내용이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