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한 수사로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시장 시절 잘 몰랐다"고 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말과 달리, 두 사람은 함께 호주출장을 가고 단체사진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은 "이 정도면 몰랐을 수 없다"며 "또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23일 이기인 국민의힘 성남시의원은 이 후보와 김 전 처장이 함께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갔던 사진과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호주-뉴질랜드 교통체계, 관광 벤치마킹 방문 계획 일정 변경 건' 자료에 따르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김문기 당시 성남도시공사 차장은 호주-뉴질랜드 방문단 11인으로 함께 출장을 갔다. 대장동 의혹 키맨으로 꼽히는 유동규 당시 성남도시공사 본부장도 함께였다.
출장을 기념하는 사진에도 세사람은 함께 등장했다. 세사람은 해외 도시 전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골프웨어와 스포츠 브랜드 모자 등을 쓴 모습으로 등장한다. 동행단 11명이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됐다.
이 의원은 이들 사진이 2015년 1월6~16일 호주·뉴질랜드 출장 당시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이 출장 목적은 ‘판교트램 설치 관련 시장님과 선진사례 조사’였다. 성남도시공사에서는 김 처장과 유 본부장 두 사람만 출장에 동행했다.
이 후보는 앞서 지난 22일 한 방송에 출연해 김 처장의 극단적 선택에 대한 질문에 “한때 지휘하던 부하 직원 중 한 명이고 수사과정에서 그게 연원이 돼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다”며 “위로 말씀 외에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김 처장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며 "하위 직원이었으니까...아마 팀장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이분을 알게 된 것은 제가 도지사가 된 후 개발이익 5500억원을 확보했다는 말이 거짓말이라고 기소돼 재판과정에서 저는 지침만 줘 세부내용을 전혀 모르니까 이를 파악할 때 주로 알려줬던 사람이 당시 이 분”이라며 “재판받을 때 이 사람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