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모욕성 발언을 한 차명진 전 의원이 법원으로부터 1억26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명령받았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민사2부(이정희 부장판사)는 22일 세월호 유가족 126명이 차 전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선고 공판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차 전 의원에게 원고인 세월호 유가족 1명당 100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세월호 유가족 137명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1인당 300만원의 위자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이들 중 11명은 재판 과정에서 소를 취하했다.
차 전 의원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둔 2019년 4월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라고 써 유족을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열린 선거 토론회와 유세에서는 "세월호 XXX 사건이라고 아시느냐", "세월호 텐트의 검은 진실, XXX 여부 밝혀라" 등의 발언으로 세월호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두고 피고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은 세월호 유가족 집단을 비난한 내용이지만 개별 구성원을 특정할 수 있다"면서 "원고들이 모욕의 피해자로 특정됐다"고 말했다.
또 "피고가 사용한 어휘 등을 보면 세월호 유가족을 악의적으로 비난하고 조롱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는 모멸적·경멸적인 인신공격으로 볼 수 있다"면서 "피고는 전 국회의원 신분으로 자신의 게시물이 언론에 보도될 수 있다는 사실도 예상할 수 있었다. 원고들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비방 목적이 없는 의견 개진에 불과하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가 게시물을 올린 지 1시간 만에 스스로 삭제하고 다음 날 사과물을 올린 점 등을 고려해 원고 1인당 100만원을 위자료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