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인구 증가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출생률 하락 속에 코로나19로 사망자가 급증한 영향이다.
미국 인구통계국은 지난 7월 1일 기준 미국 내 인구가 3억3190만 명으로 1년 전보다 0.1%(39만3000명) 늘었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0.1% 증가는 인구조사국이 연간 인구 추계를 시작한 19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인구 증가율이 떨어진 게 코로나19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09년 이후 출생률이 급락하는 가운데 전염병으로 미국인들이 출산을 늦춘 반면 사망자는 급증하면서 인구 증가폭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지난 1년 동안 미국 내 출생자 수는 사망자 수보다 14만8000명 많았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만 해도 미국 내 인구는 연평균 200만 명씩 증가했다. 2016년 이전엔 230만 명가량 늘었다고 WSJ는 전했다.
해외 이민자 수도 줄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반이민 정책으로 이민자가 줄어들던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겹쳐 이전보다 해외 유입 인구가 감소했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지역별로 보면 워싱턴DC 인구 감소율이 2.9%로 가장 컸다. 뉴욕(-1.6%) 일리노이(-0.9%) 하와이(-0.7%) 등이 뒤를 이었다. 50개 주 가운데 17개 주 인구가 줄었다. 전체적으로 중서부(-0.1%)와 동북부(-0.6%) 지역 인구가 많이 감소했다.
인구조사국은 유럽과 러시아, 일본의 인구는 줄고 있지만 미국 인구는 21세기 중반까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인구는 2030년 이전에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