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윤 가족 목숨 살린 볼보 XC90…"1위 이유 있었네" [신차털기]

입력 2021-12-26 06:30
수정 2021-12-26 07:41

볼보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90이 '패밀리카'로 주목받고 있다. 넉넉한 실내공간에 무엇보다 '안전성'으로 입소문을 타면서다. 지난 9월 볼보 XC90을 출고한 개인사업자 최모씨(35)는 "차량 선정 기준에 안전성을 1순위 두고 알아보다가 구매했던 차"라며 "아기 용품 부피가 만만치 않은데 공간이 넉넉해서 좋다. 이제 차 받은 지 3개월 정도 됐는데 아직까지는 만족스럽게 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7~20일 3박 4일간 볼보 XC90을 시승해보며 이 차의 상품성을 따져봤다. 볼보 XC90은 3열 활용이 가능한 7인승 모델이다. 전장이 4960mm, 무려 5m에 가까운 대형 SUV로 넓은 공간성을 확보했다. 휠베이스(축간거리)도 3m에 육박한다. 트렁크 용량은 3열을 접으면 1007L, 2·3열 모두 접으면 1856L까지 나온다. 2열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넉넉하다. 3열은 체구 작은 성인 여성에게도 비좁다. 어린아이 정도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


크고 무거운 차량이지만 전기 모터 영향으로 초반 가속력이 뛰어나다. 모터가 출발할 때 출력을 13마력 정도 더해주기 때문이다. B6 엔진은 가솔린 엔진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더해진 구성으로 이뤄졌다.

다만 4기통 2000cc 엔진은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슈퍼차저와 터보차저를 투입해 다운사이즈된 엔진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으나 버거워 보였다. 특히 오르막 구간에서는 평지에서 조용했던 엔진 소리가 커지면서 힘에 부치는 느낌이 난다. 이 차의 엔진 최고 출력은 300마력, 최대 토크는 42.8kg·m이다.

고속에서는 묵직하면서도 안정감 있게 주행한다. 사륜구동(AWD) 모델이다 보니 노면에 밀착해 주행하는 느낌이 났다. 덕분에 서울에 8cm 눈이 내렸던 시승 기간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었다. 승차감은 단단한 편이나 시트가 잘 잡아줘 몸에 전달되는 충격 정도가 크지 않았다. 시트 포지션은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덩치에 비해 운전 부담이 크지 않은 차량이다.


볼보는 지난달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갖고 싶은 레저용 SUV' 수입차 부문 1위에 선정된 바 있다. XC90을 소비자들이 선택한 건 ‘안전성’ 때문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지난해 7월 2.5t 트럭이 역주행하면서 박지윤 아나운서 가족이 탄 XC90와 충돌, 차량이 크게 파손됐지만 이들 가족은 가벼운 경상에 그쳤다.

볼보의 대표적인 안전 기능으로는 ‘시티 세이프티’가 있다. 볼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 기능은 차량은 물론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 대형 동물까지 인지해 자동으로 회피·제동한다.

차로 중앙 유지, 스스로 앞차와의 간격을 판단해 속도를 줄이고 높이는 등의 주행 보조기능도 모두 적극적으로 작동해 주행 피로도를 줄였다.

외관은 깔끔하면서도 다부지다. 보닛 자체가 높은 데다 볼륨감이 있어 웅장한 느낌도 난다. 수직형 테일램프,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헤드램프는 볼보만의 개성을 드러내 준다. 휠은 21인치 타이어가 쓰였다.


실내는 고급스럽다. 오렌지브라운 시트 색상과 나파가죽 소재, 크리스탈 기어노브가 고급감을 끌어올린다. 조작 버튼이 많지 않아 깔끔한 인상도 갖췄다. 세로형 디스플레이도 특징이다. 신형 XC60부터 탑재되기 시작한 SK텔레콤의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추후 적용된다.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로 'T맵'을 비롯해 AI '누구(NUGU)', 음악 플랫폼 '플로'를 맞춤형으로 이용할 수 있다.

볼보 XC90 B6 인스크립션 AWD의 가격은 9290만원이다. 결코 저렴한 가격은 아니나 친환경성, 안전 기능 등을 고려한 패밀리카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차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