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7개월간 멈춰섰던 신라젠의 거래재개 여부가 조만간 결론 날 전망이다. 신라젠은 한국거래소가 부여한 개선 기간을 마무리하고 개선계획 이행내역을 제출했다. 최대주주 교체를 끝으로 문제가 됐던 기존 경영진 흔적을 지운 만큼 다가오는 거래소 상장폐지 여부 결정에 업계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거래소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대한 개선계획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
앞서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신라젠에 부여한 경영 개선 기간은 지난달 30일 종료됐다. 신라젠은 지난해 5월 상장 폐지 사유에 해당되는 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줄곧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있다.
신라젠이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함에 따라 공은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할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로 넘어갔다. 거래소는 서류를 제출받은 날로부터 20일(영업일 기준) 안에 기심위를 열어 상폐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심의에 따른 결과는 △거래 재개 △상장 폐지 △추가 개선기간 부여 등 3개 중 하나다.
만약 상장 폐지로 결정되면 다시 20일 이내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상장 폐지 여부를 확정하게 된다.
그동안 신라젠은 거래 재개를 위해 거래소가 요구한 경영투명성, 재무건전성, 기업지속성 개선작업을 해오면서 성과를 냈다.
우선 거래 재개의 첫 관문이던 최대주주 변경에는 성공했다. 지난 7월 엠투엔이 신라젠의 최대주주주로 올라선 후 경영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두 차례 유상증자로 총 1000억원의 자본 조달을 마쳐 앞으로 연구·개발(R&D)을 끌고 갈 동력도 마련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신라젠에 주어진 마지막 과제로 수익사업 확보를 지목하고 있다. 2016년 12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신라젠은 올해부로 매출액 요건 관련 관리종목 지정유예 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코스닥 상장사는 △분기 3억원 △반기 7억원 △연간 30억원의 매출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아야 한다. 2019년에 88억원이던 매출 규모는 지난해 16억6900만원, 올해 들어선 3분기까지 2억34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 추세라면 내년에는 분기 매출액 요건(3억원) 달성이 힘든 상황이다.
거래소로부터 회사의 지속가능성 여부를 평가 받아야 하므로 수익 기반 확보는 필수 과제로 꼽힌다.
신라젠은 본업인 R&D 외에 별도 수익 사업을 구축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년 1월 기심위가 개최될 때는 매출액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라젠 관계자는 "상장 유지를 위한 매출의무 발생 기준이 아직 적용되지 않지만 거래재개 이후도 염두에 둬야 하므로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기심위 개최 전까지는 매출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고, 일부는 시작된 수준이라는 점을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