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달러보험 가입 어려워"…금융당국, 판매 규제 강화한다

입력 2021-12-22 13:04
수정 2021-12-22 13:05

금융당국이 외화보험의 불완전판매를 예방하기 위해 판매 절차 전반을 개선한다.

금융위원회는 22일 외화보험 설계·판매 시 소비자 보호가 충실하게 이뤄지도록 제도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외화보험 종합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달러보험을 포함한 외화보험은 일반보험과 동일하게 위험을 보장하면서 보험료 지급, 보험금 수취 등은 모두 외화로 이뤄지는 상품이다. 주로 만기가 긴 30년 이상 보장성 보험(종신·질병보험)과 저축성 보험(연금보험) 위주로 판매된다.

최근 외화자산 운용수익에 대한 기대, 보험사의 신규 수익원 창출 유인 등으로 외화보험 판매는 증가했다. 그러나 판매 과정에서 환차익 강조를 통한 불완전판매 등으로 소비자 피해 우려가 제기돼왔다. 실제로 외화보험 신계약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2018년 0.26%에서 지난해 0.38%로 늘었다. 전체 불완전판매 중 외화보험 비율도 같은 기간 0.7%에서 3.2%로 증가했다.

소비자 피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내놓은 것이 이번 개선방안이다. 판매 절차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먼저 외화보험이 투자적 성격을 가진 만큼 '동일상품 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변액보험 등 투자상품에 준하는 규제를 적용키로 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령에 따른 적합성, 적정성 원칙 적용이 골자다. 적합성 원칙은 소비자 재산상황, 금융상품 취득·처분 경험 등에 비춰 부적합한 금융상품 계약체결 권유를 금지하는 것을 말한다. 적정성 원칙은 소비자가 구매하려는 금융상품이 소비자 재산 등에 비춰 부적정할 경우 이를 고지·확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적합성 조사 시 실수요자 중심 판매를 유도하기 위해 실수요 여부도 확인하게 할 계획이다. 또 금융당국은 소비자가 환위험을 인지할 수 있게 환율변동(±10~50%) 시 보험료·보험금·해지환급금을 설명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외화보험 불완전판매 검사를 강화하고 불완전판매를 적발하면 엄중하게 제재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외화보험 판매책임도 제고한다. 외화보험 판매 전 대표이사(CEO) 책임하에 외화보험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점검하고 예방대책을 마련한 후 판매하도록 모범규준을 제정할 계획이다. 또 불필요한 보험 가입 등 피해 방지를 위해 고령자가 외화보험에 가입할 때는 가족 등 지정인에게 손실위험 등 중요사항도 안내하도록 한다.

모집수수료(계약체결비용) 한도도 조정한다. 외화종신보험 불완전판매 등을 방지하고 실수요자가 가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모집수수료가 표준해약공제액의 100%(현행 140%)를 초과하면 계약체결비용 등을 공시하게 할 계획이다.

아울러 외화보험 자산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다. 보험사가 외화보험 해지율 급증 등 유동성 리스크를 관리·감독할 수 있게 '외화유동성 리스크 관리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여기에 외화보험 자산은 다른 원화보험 자산과 구분해 별도로 계리하도록 의무화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모범규준 마련 등을 우선 추진하고 법령·규정 개정은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하겠다"면서 "특히 판매 절차 강화와 판매책임 제고 관련 내용은 신속히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