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엔비디아 등 5대 빅테크가 S&P500 지수 절반 끌어올려

입력 2021-12-22 09:39
수정 2022-01-09 00:01

올해 미국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 상승폭의 절반은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5곳의 주가 덕분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미 증시의 높은 기술기업 의존도는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내년 약세장 가능성을 높인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4월 이후 현재까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애플, 알파벳(구글 모회사), 테슬라의 주가 상승이 같은 기간 S&P500 지수의 상승률에 절반 이상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현재까지로 시계열을 넓혀도 이들 5개 종목의 S&P 500 지수 상승 기여도는 30% 이상이다.

빅테크 주가가 미 증시 전반을 흔드는 경향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뚜렷해졌다. 헤지펀드 액소닉캐피탈의 피터 체키니 이사는 “빅테크의 실적이 무너진다면 그 외 그 무엇도 시장을 지탱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 Fed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조기 종료와 내년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빅테크로 대표되는 성장주의 시대가 저물어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은 성장주를 팔고 소비재를 담는 등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다. 하지만 S&P 500 전체 시가총액에서 소수의 빅테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내년 성장주 주가가 약세로 돌아설 경우 미 증시에 미치는 파장도 만만찮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톤X그룹의 빈센트 들루어드 전략가는 “지난해 미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수익성 없는 성장주는 이미 한물 갔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