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2년 전만 해도 매달 급여일에 4~5개 은행 앱에 일일이 접속해 월급, 생활비, 청약, 투자 등 통장을 각각 정리해야 했지만 지금은 주거래은행 앱만으로 조회부터 송금, 이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용자가 보유한 모든 은행의 계좌를 하나의 앱만으로 조회하고, 수수료 없이 자금 출금·이체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 덕분이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오픈뱅킹의 가입자(중복 제외)가 3000만 명, 이들이 등록한 계좌 수는 1억 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사실상 국내 경제활동인구(2853만 명·10월 기준) 모두가 오픈뱅킹에 가입한 셈이다.
2019년 12월 18일 시작돼 시행 2년을 맞은 오픈뱅킹은 누적 거래량이 83억8000만 건에 달하고, 지금도 하루 2000만 건(1조원)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기능별 사용 비중을 살펴보면 계좌 잔액 조회가 68%로 가장 높았고 이어 출금 이체(21%), 거래내역 조회(6%) 등의 순이었다. 무료 타행 송금은 물론 더치 페이, 선불금 충전, 잔돈 자동투자 등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가입자의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참여 회사도 당초 은행·핀테크기업에서 출발해 현재 증권, 저축은행, 신용카드 등 120개 금융사 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
금융위는 오픈뱅킹을 넘어 ‘오픈파이낸스’로 서비스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 보험사 등도 서비스에 참여하도록 하고 보험이나 대출·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정보 등을 제공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이어 내년 1월부터 전면 시행되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와 종합지급결제사업 등과도 연계해 개인화된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마이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