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첫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운용사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택했다. OCIO는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아웃소싱한다는 의미로, 연기금 등이 자금을 외부 투자전문가에게 일임해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예보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채권자산을 굴릴 OCIO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그 결과를 이날 통보했다. 총점은 삼성자산운용이 1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위를 차지했다.
앞서 1차 정량평가에는 두 곳을 비롯해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7곳이 통과했다.
예보가 운용을 맡길 채권자산 규모는 1조5000억원 안팎이다. 국내채권 8000억원, 해외채권(미 국채) 7000억원 수준이다. 예보 관계자는 “선정된 두 운용사가 국내채권과 해외채권을 절반씩 맡아 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보 측은 올해 우선협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부터 업무를 시작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계약 기간은 2년이다.
예보가 금융자산을 외부에 위탁해 운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보는 연기금투자풀에 단기금융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를 예탁하고 있다. 국내 채권 등 기타 투자자산은 직접 운용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예보가 해외자산 투자를 시작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OCIO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 기조에 기금들의 투자 수요가 늘었고 글로벌 자산 배분 필요성도 커져서다. 국내 OCIO 시장은 현재 100조원대로 추산되는데 몇 년 안에 1000조원까지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미국의 OCIO 시장은 2경원, 일본은 1경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OCIO 시장을 노리고 운용사뿐 아니라 증권사도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투자일임업 자격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증권사도 참여할 수 있다.
OCIO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번 계약을 따낸 운용사는 트랙레코드(운용 이력)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