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플랫폼업체 원티드랩은 채용 서비스 시장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기업이다. AI로 구인·구직정보 유통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 경영 컨설팅업체인 액센츄어 출신인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는 창업 직후 채용정보 제공 서비스 ‘원티드’를 내놨다. 이용자가 관심 있는 회사의 채용정보를 구직 중인 친구에게 쉽게 추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했다. 추천받은 친구가 취업에 성공할 경우 원티드랩이 최대 5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원티드랩은 원티드에 AI를 적용하면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일명 ‘AI 매칭’ 기능을 제공했다. AI 매칭은 구직자가 이력서를 올린 후 관심 있는 일자리에 대한 직무, 자격 요건, 우대사항 등을 간단히 입력하면 AI가 분석해 취업 합격률을 예측해주는 서비스다. 원티드의 AI 매칭 알고리즘은 실제 합격 정보 등을 바탕으로 약 80%의 예측 정확도를 확보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원티드랩은 이런 방식으로 구직자의 합격률을 일반 지원 방식보다 네 배 이상 높였다.
AI 매칭은 원티드만 보유한 매칭 데이터, 합격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작동한다. 회사 관계자는 “채용공고 개시, 지원, 서류 합격, 최종 합격, 합격 후 3개월 근무 등 채용 전 과정의 대규모 데이터를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원티드가 보유한 관련 데이터는 약 220만 건에 달한다. AI 매칭에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다. 기존 이력서와 채용공고의 다양한 단어, 문구들 간의 상관관계를 AI가 대규모로 스스로 학습하고, 이용자가 새로운 이력서와 채용공고를 입력하면 해당 취업 지원 건에 대한 합격 결과를 예측한다. 현재까지 원티드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5개국의 1만 개 기업과 200만 회원을 대상으로 220만 회 이상의 결과물을 내놨다.
원티드랩은 지난해부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프리랜서 전용 플랫폼인 ‘원티드 긱스’, 직장인의 성장을 돕는 각종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원티드 플러스’, 기업 대상 직원 관리 솔루션 ‘원티드 스페이스’ 등을 잇따라 내놨다. 지난 8월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매출과 영업이익도 늘었다. 올 3분기 매출 9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30%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억원을 올렸다. 흑자로 전환했다. 원티드랩의 실적은 AI 기반 채용 사업이 이끌었다. 해당 부문 매출은 전체 매출의 93%를 차지했다.
최근 원티드랩은 정보기술(IT)업계 취업 준비생을 위해 ‘해, 커리어’라는 해커톤(짧은 시간에 집중 작업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대회)을 열었다. 총 370개 팀, 1500여 명이 참가해 4개 팀이 최종 결선에 올라 총 5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원티드랩은 4개 팀과 상위 20%의 우수 참가팀 전원에게 원티드를 통해 구직에 별도의 도움을 줄 예정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