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아들 입사지원서 논란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진국 민정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 아들 입사지원서에는 '민정수석인 아버지가 도움을 줄 것'이란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김 수석의 아들 31살 김 모 씨는 최근 컨설팅회사 등 기업 여러 곳에 입사지원서를 내면서 '아버지가 민정수석이다, 아버지가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적었다. 성격을 묻는 질문엔 '아버지께 말해 기업의 꿈을 이뤄드리겠다'고도 했고, 학력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는 아들의 입사지원서에서 김 수석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은 확인했다면서도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국민들이 느낄 정서에 즉시 부응해야 한다"고 사의 수용 배경을 설명했다.
김 수석은 앞서 MBC와 통화에서 "아들이 불안 증세 등으로 치료를 받아 왔다"면서 "있을 수 없는 일로 변명의 여지가 없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수석의 형 김홍국 씨 또한 입장문을 통해 "제 조카가 고교때 부터 조현병이라는 정신분열증이 발병해 15년간 입퇴원하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못 하고 지내다 이번에 누가 보아도 정신 나간 행동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 동생은 임명 후 잡음 한번 안내고 문 대통령을 보좌했는데 조현병이라는 정신질환 있는 아들이 사고를 쳤다"면서 "그래도 본인의 과실이라고 사과하는 동생을 보고 마음이 아프고 답답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김 씨는 자신의 잘못으로 벌어진 '아빠 찬스' 논란에 대해 "취직을 너무 하고 싶은 마음에 철없고 경솔한 행동을 했다"고 사과했다.
일각에서는 김 씨가 이력서에 이런 사실을 적고서라도 입사를 하고 싶어 했던 현 상황이 김 수석을 통한 '아빠 찬스'를 쓸 수 없었다는 방증 아니냐는 웃지못할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다면 조현병으로 인해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가족의 해명에 대해 전문가는 어떻게 해석할까.
정신과 전문의 이계성 인천참사랑병원 원장은 "31세의 행동으로 보기에는 미숙하고 판단능력이 좀 떨어져 보인다"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꾸준히 치료를 받아왔다는 병력이다. 지속적으로 조현병으로 치료받아왔다면 충분히 현실 검증 능력이 떨어지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현실 상황에서 자기 행동의 의미와 결과에 대한 판단장애 인데 그것은 조현병에서는 충분히 가능할 일이다. 그것을 '현실 검증능력'이라 한다"면서 "조현병의 심각성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원인에 대한 심리 검사를 통해 대상자의 심리상태를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