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북한은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라며 고질적인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국방예산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30%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이 3년 간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시험 유예)을 선언한 뒤에도 지속해서 다양한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지속 개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CIA는 최근 업데이트한 ‘국가별 현황보고서’ 북한편에서 “북한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앙 통제적이고 폐쇄적인 경제체제로 만성적인 경제난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북한은 2002년부터 준(準)민간 시장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기 시작했지만 주민들의 전반적인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른 노력은 기울이지 않았다”며 “산업 자본 재고는 수 년 간의 투자 부족, 예비부품 부족, 유지 보수 부족으로 거의 회복 불능 상태이고 산업과 전력 생산은 1990년 이전 수준에서 정체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특히 현재 북한의 경제난이 매우 극심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북한을 ‘전반적으로 식량에 접근하기 어려운 나라’로 분류한 CIA는 “(북한에서는) 인구 대다수가 식량을 적게 섭취하며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주민들의 식량 불안정 취약성을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 주민들의 기대수명은 올해 기준 71.6세로 전 세계 162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CIA는 “대규모 군비 지출과 탄도미사일, 핵 프로그램 개발로 인해 (주민에 대한) 투자와 민간 소비에 필요한 자원이 소모됐다”며 만성적인 주민들의 식량난의 원인으로 핵·미사일 개발을 꼽았다. CIA는 “북한이 2019년 이래 탄도미사일 개발을 계속해왔다”며 “올해 기준 북한이 확대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는 근거리탄도미사일(CR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북한이 2018년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면서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시험발사에 나서진 않고 있지만 개발은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