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아파트 시장이 주택 공급 감소 우려와 중저가 매수세 등의 영향으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시장도 새 임대차법 등 영향으로 29개월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는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년 대비 16.35% 올랐다고 21일 밝혔다. 2006년 24.80% 이후 15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해 13.46% 상승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는데, 지난해와 같이 전국 17개 시도가 모두 올랐다. 10% 이상 상승한 곳도 10개 시도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30.60% 상승해 오름폭이 가장 컸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몇 년 새 서울 집값이 급등하면서 탈 서울 내 집 마련 수요가 비교적 저렴한 인천으로 유입됐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 영향으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21.72%가 오른 경기도다. 특히 GTX개발 수혜지역과 3기 신도시 주변지역이 강세를 보였다. 동두천이 57.78% 상승해 오름폭이 가장 컸고 오산, 양주, 안성, 시흥, 의정부, 화성 등도 30% 이상 올라 외곽지역이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그 외에는 △대전(18.06%) △부산(17.18%) △충북(16.67%) △충남(14.53%)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13.81%에 이어 올해 13.08% 상승한 서울은 도봉, 노원, 중랑 등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졌다. 임 수석연구원은 "세금 부담 등으로 ‘똘똘한 한 채’ 이슈가 부각됐고, 신속통합기획으로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관심이 쏠리면서 거래 절벽 속 신고가 경신이 계속됐다"고 덧붙였다.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의 이유로 부동산R114는 공급부족을 꼽았다. 정부가 전국 200만 가구 공급 계획이 포함된 2·4 공급대책을 발표했지만, 단기간 내 주택 공급에 대한 한계가 나타나면서 상반기 매도자 우위 시장이 유지됐다는 설명이다.
임 수석연구원은 "상승 기대감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됐다"며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2030세대가 큰 손으로 떠올랐다. 교통과 주거여건이 양호하면서 가격이 덜 오른 ‘틈새 지역’에 이들의 매수세가 몰렸다"고 말했다.
하반기는 대출 한도 축소와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DSR 규제 조기도입) 발표, 2번의 기준금리 인상 등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됐다. 부동산R114는 가격 급등으로 인한 피로감까지 겹치며 9월 들어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했고,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오피스텔과 빌라에 매매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도 나타났던 것으로 봤다.
한편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12.47%에 이어 올해 12.92% 오르며 2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임 연구원은 "아파트 공급 감소에 새 임대차법 시행, 청약 대기 수요 증가, 전세의 월세 전환 등이 겹쳐 매물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