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고전 중이다.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보유했지만 아직까지는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평가다. 실망한 이용자의 이탈도 잇따르고 있다.
20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의 일간 활성이용자수(DAU)는 서비스를 개시한 지난달 12일 59만 명에서 이달 12일 31만 명으로 줄었다. 한 달 만에 이용자 수가 45% 급감했다.
디즈니플러스는 한국 시장 진출 전 넷플릭스 아성을 무너뜨릴 경쟁자로 큰 관심을 받았다. 어벤져스 시리즈로 유명한 마블 등 총 6개 브랜드를 통해 1만6000개에 달하는 콘텐츠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성적표가 신통치 않다. 초기 부진의 원인으론 부족한 한국 콘텐츠 라인업이 꼽힌다. 현재 디즈니플러스에서 서비스 중인 한국 드라마는 20개가 채 되지 않는다. 최근 새롭게 공개한 드라마 ‘설강화’ 역시 JTBC와 동시에 방영돼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반면 넷플릭스와 티빙, 웨이브 등 토종 OTT는 올해 한국 드라마로 큰 인기를 끌었다. OTT업계 관계자는 “OTT 이용자들은 화제작이 사라지면 빠르게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디즈니플러스는 내년까지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7편 이상 선보일 계획이다. 이들이 가입자 유치를 견인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공개한 한국 예능 ‘런닝맨 스핀 오프’,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더 무비’는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메인 콘텐츠가 마블 등 특정 라인업에 쏠려 있어 여기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일부 끊김 현상과 자막 오역, 한글 자막 누락 등 서비스 품질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월정액 지불 전 미리 둘러보기가 불가능하다는 점 등도 신규 이용자 모집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