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 공공기관 및 공기업 9곳 중 두 곳은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내년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중 목표를 20%로 잡고 있는 가운데 금융 공공기관에 여성 임원 확보가 ‘발등의 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내 금융 공공기관·공기업 10곳(기술보증기금 서민금융진흥원 SGI서울보증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주택금융공사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증권금융)이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관의 임원(등기임원 기준) 104명 중 여성은 10명(9%)에 불과했다. 서울보증보험과 한국증권금융에는 여성 임원이 전무했다. 여성 임원 비중은 서민금융진흥원이 6명 중 1명(16.7%)으로 가장 높았다. 기술보증기금(14.3%), 예결원(14%), 한국자산관리공사(12.5%) 등이 10%대를 넘었다.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전체 임원 비중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었다. 10곳의 사외이사 54명 중 12명이 여성으로, 전체 대비 22.2% 수준이었다. 기보와 신보,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세 곳은 여성 사외이사를 두 명씩 뒀고, 나머지는 한 명씩이었다.
정부가 내년까지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중을 20% 이상으로 제시한 가운데 금융 공공기관에서 여성 임원 확충이 시급한 과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금융분야는 일반 공공기관이나 공기업보다 관리직 이상의 여성 비중이 낮은 편이라는 게 업계 얘기다. 한 금융 공공기관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사내 여성 인력 풀이 적어 임원 선임이 더욱 쉽지 않다”며 “사회적 문제인 여성의 경력 단절 해결 등 기초적인 지원책부터 보강하며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임원 비중 확대를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민간 금융사들도 여성 임원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4대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의 임원 110명 중 여성은 8명에 그쳤다. 여기에 내년 8월부터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는 여성 사외이사를 1명 이상 선임해야 한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