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장비업체 케이피에스가 '메타버스 시대'에 필수적인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용 마이크로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 진출한다.
20일 케이피에스와 APS홀딩스는 '마이크로OLED FMM(Fine Metal Mask) 공정장비 개발 및 납품에 관한 계약'을 체결(LOI), 향후 AR·VR 시장 선점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본계약은 LOI 수령일로부터 2주 이내 완료될 예정이다.
APS홀딩스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증강현실용 마이크로OLED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국책과제 총괄 주관기관으로, 레이저 패터닝 방식을 통해 FMM을 개발 중이다.
케이피에스와 APS홀딩스는 지속적인 기술 협력을 통해 AR·VR용 해상도 3000~4000ppi(pixels per inch)급 마이크로OLED 디스플레이 생산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현재 VR·AR용 디스플레이는 백색 OLED에 컬러 필터를 입히는 WOLED 방식을 적용, 어둡고 몰입도도 떨어져 장시간 사용 시 눈의 피로가 심해진다. 육안으로 화소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PPI를 높여야 VR·AR 장치에 생생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데 최소 2000 PPI를 넘어서야 상용화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반면 '올레도스'(OLEDoS)로 불리는 마이크로OLED의 경우 유리기판이 아닌 반도체 웨이퍼 위에 직접 R(적색) G(녹색) B(청색) OLED를 증착시켜 해상도와 화질을 월등하게 높인 차세대 기술이다. 향후 메타버스 속 플랫폼 구축을 위해서도 1인치 이하의 얇고 작은 고해상도 화면이 필수다.
이번 계약은 케이피에스가 마이크로OLED 양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나노급 양산형 공정장비 'NAS(Nano Mask Assembler)'를 세계 최초로 시장에 내놓는 것이라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케이피에스는 아울러 차세대(8G) OLED 패널 제조 기술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기존 6세대(원장 가로 1500mm 세로 1850mm)에 머물러 있던 중소형 OLED 패널 제조에서 8세대(가로 2200mm, 세로 2500mm)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어서다.
케이피에스는 지난 9월께 8세대 OLED 패널에 적용될 'FMM 인장 장치' 'FMM 어셈블리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고 8세대 공정장비 제작에 들어갔다. 이들 특허는 중대형 사이즈 FMM의 위치를 정확히 정렬한 뒤 고정시키는 방법과 장치에 관한 발명으로, 향후 대화면용 OLED 패널 장비 상용화와 양산을 위한 핵심 기술이다.
김하용 케이피에스 총괄대표는 "8세대 OLED 시장 선점을 위해 특허 출원 이후 유수의 글로벌 디스플레이업체들로부터 협력 제안이 잇따르고 있다"며 "시제품은 내년 상반기께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메타버스 하드웨어 선두 기업인 APS홀딩스와 함께 마이크로OLED 시장까지 진출하게 돼 고무적"이라면서 "바이오사업부의 신약 개발과 더불어 OLED 초정밀 공정장비를 회사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