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솨이 "성폭행 당했다고 한 적 없어"…논란 후 첫 인터뷰

입력 2021-12-20 14:01
수정 2021-12-20 14:02

장가오리 전 중국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후 실종설이 제기됐던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말한 적 없다는 인터뷰를 했다.

싱가포르 중국어매체 연합조보가 20일 트위터 계정에 게재한 동영상에서 펑솨이는 "누군가 날 성폭행했다고 말하거나 쓴 적은 없다"며 "이 점은 중요하며 분명히 하고 싶다"고 했다. 현지 언론은 펑솨이가 이번 인터뷰를 통해 성관계가 성폭행은 아니라는 취지로 말을 한 셈이라고 보고있다.

그는 '자유롭게 지내느냐'는 질문에 "베이징의 집에서 자유롭게 지낸다"고 말하기도 했다.

펑솨이가 지난달 여자프로테니스투어(WTA)측에 성폭행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로 써보냈다고 중국 관영 영문 매체 CGTN이 보도한 이메일의 진실성 논란과 관련, 자신이 처음 중국어로 쓴 내용과 CGTN이 영문으로 전한 내용 사이에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펑솨이는 지난달 2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를 통해 장가오리 전 중국 부총리가 자신을 성폭행했으며, 이후에도 다년간 부적절한 관계를 강요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당시 글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1년 중국 톈진(天津)에서 처음 만남을 가졌다. 펑솨이는 톈진 테니스 팀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톈진시 서기였던 장가오리가 그를 찾아와 한 차례 관계를 가졌다는 것.

이후 장가오리는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했고, 베이징으로 떠난 후 연락이 끊겼다고 펑좌이는 주장했다. 그러다 3년 전인 2018년 국무원 상무부총리직에서 퇴임한 장가오리는 부인과 함께 펑솨이를 다시 찾아와 그녀를 자택으로 초대했다고.

펑솨이는 장가오리의 아내가 방문 앞에서 망을 보는 상황에서 관계를 요구받았고, "두려운 마음에 울며 거부했지만, 무섭고 당황스러운 상태에서 동의하게 됐다"며 "'7년 동안 잊지 못했다'는 장가오리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다시금 그를 받아줬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불륜 관계를 이어왔고 장가오리의 아내 캉제도 둘의 관계를 알고 있었지만, 묵인하고 동조했다는 게 펑솨이의 설명이었다.

이 글은 20여 분만에 삭제됐고, 이후 펑솨이는 행방이 묘연해졌다. 그가 거물 정치인의 치부를 폭로했다는 이유로 사실상 감금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제사회에서는 중국 정부에 펑솨이의 소재와 안전을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미국 등 다수의 국가가 중국의 인권 상황을 문제 삼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발표한 가운데 당국이 펑솨이에게 직접 관련 의혹을 해소하도록 직간접적으로 요구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