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년 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김정은조선’이 세계 위에 솟구쳐 올랐다”고 표현하며 집권 10년차에 접어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대 업적으로 꼽고 나섰다. 북한이 연일 핵·미사일 개발을 강조하고 나서며 북한 비핵화 협상 재개 및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 노동신문은 20일 ‘새시대의 탄생’이라는 글을 싣고 ICBM ‘화성-15형’ 발사에 나선 2017년 11월 29일을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한 지점”이라 꼽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생존권, 발전권을 찬탈하려는 전대미문의 압박공세와 핵전쟁을 불사하겠다고 날뛴 적대세력들의 발광(이 있었다)”며 “남들 같으면 10년은 고사하고 단 열흘도 견디어내지 못하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집권 10주년을 맞은 김정은의 최대 업적으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꼽는 동시에 우상화에 나선 것이다.
같은날 대외선전매체를 통해선 우리 군 당국을 향해 “반민족적”이라며 맹비난했다.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0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가리키며 “우리와 한사코 힘으로 맞서보려는 군사적 대결 책동의 일환”이라 주장했다. 군은 이 회의에서 한·미 공동의 맞춤형 억제전략과 우리 군의 핵·WMD 대응체계를 지속 보완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 매체는 탄도미사일을 탐지 및 추적하는 ‘그린파인’ 레이더 설치 등을 언급하며 “말로는 쩍하면 평화와 협력에 대해 곧잘 떠들어댔지만 실제론 오로지 동족대결 책동에만 광분하여왔다”고 비난했다.
이같은 북한의 이중적 태도가 향후 비핵화 협상과 종전선언 추진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영변 핵시설이 가동되고 있다는 징후가 연이어 포착된 가운데 북한이 내년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실전 배치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최근 발표되기도 했다. 한편 대남(對南) 메신저 역할을 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66일만에 모습을 드러내며 서열이 상승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현재 시점에서 김여정 부부장의 서열 변동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