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에 돌아온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손흥민(29)이 천금 같은 동점골로 팀의 무패 행진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홈경기에서 팀이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29분 동점골을 넣었다. 올 시즌 리그 7호골.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에서 넣은 골을 더하면 시즌 8호골이다. 지난 3일 브렌트퍼드와 리그 14라운드부터 3경기 연속 골 행진을 이어갔다.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던 토트넘 선수단은 이날 2주 만에 경기했다. 앞서 감염된 선수 중 한 명이 손흥민이라는 현지 보도가 잇따랐다. 앞서 예정됐던 10일 스타드 렌(프랑스)과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조별리그 6차전, 12일 브라이턴과 리그 16라운드, 17일 레스터시티와 리그 17라운드는 모두 연기됐다.
토트넘은 전반 13분 터진 해리 케인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하지만 전반 35분 리버풀 디오구 조타에게 동점골, 후반 24분 앤드루 로버트슨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며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팀을 위기에서 구한 건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29분 해리 윙크스의 긴 침투 패스를 따라 리버풀 골대를 향해 달렸다. 리버풀 알리송 골키퍼가 이를 차내려 했으나 공은 그대로 뒤로 흘렀다. 속도가 붙은 손흥민이 이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 골 지역 왼쪽에서 침착하게 왼발 슛으로 밀어 넣었다. 손흥민은 “(패스가) 좀 길다고 생각하고 뛰었다. 뭔가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난다면) 내가 거기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골대가 빈 걸 보고 약간 떨렸다. 골을 넣어 기쁘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활약으로 토트넘은 리버풀과 2-2로 비겼다. 연승 행진은 3경기에서 멈췄지만 5경기(3승 2무) 무패 행진은 이어갔다. 승점 26을 획득한 토트넘은 리그 7위에 자리했다.
이날 경기로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통산 300번째 공식전 출전을 기록했다. 경기 뒤 손흥민은 인스타그램에 경기 사진과 함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클럽에서 300경기를 뛰게 돼 무척 자랑스럽다”고 적었다. 손흥민은 독일 함부르크SV, 바이엘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 뛰다가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해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했다. 이날까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에서 115골을 터뜨렸다. 토트넘 구단 공식 계정은 손흥민의 글에 ‘스퍼스의 아이콘’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