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고전하고 있는 중국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중국사업혁신팀’을 최근 신설했다. 오포와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및 가전업체 사이에서 좀처럼 점유율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사진) 직속으로 중국사업혁신팀을 새로 만들었다. 이 팀은 인사,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전사 파트와 사업부 파트로 구성됐다. 사업부 산하에는 모바일을 담당하는 MX 부문과 소비자가전·영상디스플레이(VD) 부문을 뒀다. 업계에서는 한 부회장이 직접 중국 사업 전반을 챙기겠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가장 큰 반면 중국 시장 내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3분기 기준)은 약 30%로,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높다. 이어 미국 29%, 아시아·아프리카 16.4%, 유럽 12.6% 등의 순이다.
반면 중국 시장 내에서 삼성전자 제품의 점유율은 급격히 떨어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올해 3분기 기준 20%로 1위다.
반면 아시아 지역 점유율은 11%에 불과하다. 중국 점유율이 2019년부터 1% 미만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토종 기업인 샤오미, 화웨이, 오포, 비보, 리얼미 등이 급성장한 데다 2016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논란으로 중국 소비자 사이에 반한 감정이 확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일각에서는 이달 말부터 내년 초까지 서울중앙지방법원이 2주간 겨울 휴정에 들어가는 시간을 활용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이나 유럽 출장을 다녀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견제로 중국과 미국에 생산라인을 둔 삼성전자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며 “이 부회장이 나서서 중국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중국 정부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할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