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3선 출신 원희룡에 "다음엔 현역 의원으로 만나자"

입력 2021-12-19 10:01
수정 2021-12-20 08:56


"국회의원 3선에 도지사 재선한 사람에게 국회의원으로 착각했다고, 다음엔 현역 의원으로 만나자고 하다니."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상황실장이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에게 면책특권 의혹을 제기했다가 "원 본부장을 현역 국회의원으로 착각했다"면서 사과하자 한 네티즌이 댓글에 보인 반응이다.

원 본부장은 지난 16일 ‘대장동 의혹’ 관련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 압수수색 직전에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비서였던 백종선 씨와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고 실장은 이튿날인 17일 한 방송에서 “원희룡 의원이 왜 국회에서 말씀하셨는지 궁금하다. 국회에서 (기자회견)할 경우에는 사법적 판단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원 본부장이 면책특권을 노려 의도적으로 국회에서 이 후보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는 의도다.

이에 함께 패널로 출연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원희룡 지사는 지금 현역 국회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국회에서 발언한다고 해서 면책특권이 적용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내용을 정정했다.



원 본부장이 18일 페이스북에 “저는 면책특권 대상자도 아니지만 비겁하게 숨을 생각도 없다”며 “대장동 게이트 추가 의혹은 모두 증거와 증언, 논리적 추론에 기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제게 있지도 않은 특권을 운운하는 것은 어떻게든 대장동 게이트를 방어해야 하겠다는 비뚤어진 충정일 것이다"라며 "추악한 게이트 물타기 하느라 고생이 많다"고 받아쳤다.

자신의 실수를 뒤늦게 깨달은 고 실장은 "원희룡 님, 워낙 정치적 영향력이 크신 데다 저에게는 유명 정치인으로 각인이 되어 있다 보니 착각했다"면서 "현역으로 착각한 저의 실수에 대해 사과드린다. 다음에는 꼭 현역으로 만나 뵙길 기대한다"고 글을 썼다.



네티즌들은 "고민정의 이런 해명은 안 하느니만 못한 것 같다", "도지사가 국회의원이랑 겸직이 가능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학력고사 전국 수석하고 서울대 법대 나온 3선 출신 원희룡의 굴욕이다", "이런 사과는 역효과다" 등의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서귀포시 중문동에서 태어난 원 본부장은 1982학년도에 시행된 첫 번째 학력고사에서 전국 수석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서울대 법대에 수석 합격하고, 34회 사법시험에도 수석 합격했다. 1995년 서울지검 형사부와 공판부 검사로 법조계에 첫발을 내디딘 후 수원지검과 부산지검을 거쳐 1998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후 2000년 제16대 총선 때 서울 양천갑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며 정치에 입문했다. 당시 3선을 노리던 민주당의 박범진 후보를 제쳐 주목받는 정치 신인이 됐고, 2012년까지 서울 양천갑에서 3선(16·17·18대)을 한 경험이 있다.

이어 2014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후신인 새누리당 후보로 제주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민주당의 절대적 우세 속에 치러진 2018년 제주도지사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 재선에 성공하면서 '보수진영'의 잠룡으로 존재감을 입증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