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아들 이동호 씨가 불법 도박뿐만 아니라 마사지 업소에 후기까지 남긴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지고 있다. 이 후보가 "아비로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소위 '아들 리스크'가 대두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해명에 "국민을 바보 취급하지 말라"며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원일희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17일 '쏟아지는 추가 불법 의혹, 자판기 같은 선택적 사과로 못 덮는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재명 후보 아들의 상습 불법 도박에 이어 다른 불법 행위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하나하나 입에 담기도 민망해 거론할 가치도 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재명 후보를 옹호하는 민주당은 '후기 글은 썼지만 성매매는 안 했다', '도박으로 딴 것은 돈이 아니라 게임머니일 수 있다', '아들 도박 건은 야당의 공작이라는 택시기사의 제보가 있다고 들었다' 등의 대응을 하고 있다. 기막히다 못해 애처롭다"고 말했다.
이어 "역시 이재명 후보는 '선택적 사과', '조건반사적 사과'의 달인이다. 꼬리 잡힐 기미가 있으면 꼬리를 잘라내고 부인한다. 대장동 몸통을 가리고 측근을 잘라버리는 수법"이라며 "잡혔다 싶으면 물타기로 본질을 흐린다. 조카의 잔혹 살인을 '데이트폭력'으로 포장하는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원 대변인은 "이재명 후보는 이른바 '빼박'(빼도 박도 못 한다)이다 싶을 때에만 사과한다. 아들의 불법 상습도박은 도저히 못 빠져나간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사과하기로 작정하면 자판기 커피 누르는 수준으로, 이재명의 사과에 고뇌나 성찰이나 진정성이 담길 리 없는 이유"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더 이상 국민을 바보 취급하지 말기 바란다"며 "자판기식 사과로는 모든 국민의 눈과 귀를 영원히 덮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씨는 전날 언론 보도를 통해 불거진 불법 도박 의혹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그는 "저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상처 입고 실망한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반성하며 당사자로서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속죄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이 후보도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치료도 받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 씨가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마사지 업소 방문 후기를 남긴 사실까지 알려져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모양새다.
다만 이 후보와 민주당 측은 성매매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 후보는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성매매 사실은 없었다고 한다. 본인이 맹세코 아니라고 하니 부모 입장에서는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혁기 민주당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전날 "글을 쓴 건 맞지만 성매매를 한 적은 없다"며 "(업소에) 갔는데 (성매매를) 안 한 것인지, 아예 안 간 것인지는 확인이 안 되고 있다"고 했다. '이 씨가 하지도 않은 일을 꾸며내 글을 적었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인 셈이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열린공감TV에 따르면 택시기사가 강남에서 손님을 한 명 태웠는데 윤 후보 캠프 사람이 ‘사과를 오늘하고 아들 문제를 터뜨려서 이 사건을 충분히 덮고 한 방에 보내버릴 수 있다’는 내용의 통화를 했다고 제보를 했다고 한다"며 김건희 위조 의혹을 덮기 위해 야권에서 이재명 아들 문제를 제기했음을 주장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