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들은 노동시장에서 일어나는 차별의 원인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게리 베커는 ‘개인편견이론’으로 차별을 설명했다. 차별적인 고용주 및 동료 근로자 때문에 동일한 생산성을 가진 흑인·여성 근로자가 백인·남성보다 낮은 임금으로 고용된다는 게 이론의 핵심이다. 차별적인 고용주는 동일한 생산성을 지닌 근로자라도 인종 및 성별에 따라 다른 임금을 준다.
<그림>은 차별적인 고용주 때문에 소수자가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는 현상을 도식화했다. 차별적인 고용주가 있기 때문에 노동시장에서 소수자 채용이 늘수록 어느 시점(A)부터 평균임금 대비 소수자의 임금을 뜻하는 상대임금은 줄어든다. 소수자의 사회 진출이 늘어 공급 그래프가 S1에서 S2로 이동하면 상대임금은 더 떨어진다. 상대임금이 올라갈 때는 시장에서 차별의 폭이 줄거나(D→D2) 차별하는 고용주가 줄어드는(A→A1) 경우뿐이다.
근로자의 편견 때문에도 차별이 생긴다. 영화 속 캐서린의 사무실 동료인 폴은 캐서린에게 주요 정보를 검게 칠한 뒤 계산을 검토하라고 준다. 캐서린이 기존 백인남성 중심의 사무실 문화에 변화를 가져오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동료 근로자가 차별적이라면 고용주는 소수자를 고용할 때 이들의 반발을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반발을 줄이는 손쉬운 방법으로 기존 근로자보다 소수자의 임금을 깎거나 기존 근로자의 임금을 더 주는 식으로 차별한다고 개인편견이론은 설명한다.
경제학자들은 노동시장의 차별을 비효율로 바라본다. 동일한 생산능력을 지녔는데도 특정 집단에 더 높은 임금을 주는 것은 고용주와 근로자의 개인적 효용을 늘릴 수는 있지만, 집단 전체 이익은 포기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차별하는 경영자는 도태된다. 대신 근로자의 생산성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경영자가 살아남는다.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할수록 낮은 임금을 받던 흑인, 여성 근로자가 차별이 덜한 회사로 이탈하기 쉬워진다. 인력 이탈은 조직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이런 이유 때문에 노동시장 차별은 경쟁적인 산업군에 있는 기업보다 금융권처럼 정부 허가가 필요한 비경쟁적인 시장에 속한 기업들에서 더 흔하게 발견된다.
‘히든피겨스’ 속 NASA에선 러시아와의 우주개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흑인 여성에 대한 차별도 옅어진다.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데 필요한 해석기하학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누구든 중책을 맡겨야 목표를 빨리 달성할 수 있어서다. 조직이 성과에 집중할수록 인종과 성별로 인한 차별은 후순위가 된다.
나사가 유인 우주선을 쏘아올릴 수 있었던 건 사무실 커피포트 위의 흑인 전용 표시를 떼고, 유색인종 화장실을 없애고, 사상 처음으로 흑인 여성을 엔지니어로 고용하면서였다는 점을 영화는 뚜렷하게 보여준다.
나수지 한국경제신문 기자 한 걸음 더영화 중반부 IBM 컴퓨터가 NASA 사무실에 등장한다. 컴퓨터가 들어온 첫날, 직원들은 허둥지둥한다. 컴퓨터는 모두에게 낯선 혁신이었다. 영화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인 도로시는 우연히 컴퓨터가 사무실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자신과 같은 계산원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한다. 구조적 실업은 혁신 등 산업환경이 변하면서 인력의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해질 때 생긴다. 컴퓨터가 도입되면 계산원들을 고용하려는 수요가 사라지고, 도로시와 같은 계산원이 일자리를 잃는 게 구조적 실업의 대표적 사례다.
구조적 실업을 직감한 도로시는 자신과 계산원들이 살아남을 방법을 고민한다. 경제학에선 구조적 실업을 해소할 방법으로 △장래의 노동수요 예측 △근로자 재교육 △직업알선 △노동자의 지역 이동 등을 꼽는다. 도로시는 먼저 미래의 노동수요를 스스로 예상한다. 컴퓨터가 생겨도 컴퓨터를 관리하는 사람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도서관에 찾아갔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인 포트란에 대한 책을 발견한 도로시는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면서 스스로를 재교육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른 계산원들에게도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알려주면서 연대했다. NIE 포인트1. 노동시장에서 차별이 일어나는 이유와 해결책에 대해 알아보자.
2. ‘구조적 실업’은 어떤 경우에 생기는지 찾아보자.
3. ‘구조적 실업’을 해소할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