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테파니의 꿈을 실현하는 힘

입력 2021-12-20 14:37
[임재호 기자] 2005년, SM 엔터테인먼트의 4인조 걸그룹이자 아카펠라 그룹으로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진 엄청난 실력파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그중 활동 이름이 ‘천무스테파니’일 정도로 놀라운 춤 실력을 보여준 멤버 스테파니는 무대는 물론 예능에서도 독보적인 춤사위를 뽐냈다.

그룹 활동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그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끼를 표출했다. KBS2 ‘불후의 명곡’에서 발레를 비롯한 다양한 퍼포먼스는 물론 무대 구성부터 편곡까지 다재다능한 본인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근 직접 개발에 참여해 제작한 보디로션까지 론칭해 사업가의 면모까지 보여주고 있는 스테파니. 그의 활약은 어디까지일까. 정말 ‘만능’으로 보이는 그. 인터뷰에서는 17년 차 연예계 활동에 대한 소감과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행보에 대해서 솔직히 털어놓았다.

Q. bnt와 화보 촬영 소감

“너무 좋았다. 모든 면에서 코로나가 문제긴 하지만 공연 분야에서 특히 더 문제인 것 같다. 모든 공연이 다 비대면이다. 얼마 전에 제주 아트 페스티벌에서 발레를 했는데 VIP만 초청해서 하더라. 정말 너무 안타깝다. 이렇다 보니 이렇게 사진 촬영 하는 것도 되게 오랜만이다. 평소 화보 촬영으로 내 새로운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하는데 정말 너무 기분 좋다. 헤어 메이크업도 색다르게 해보고 틀에서 벗어난 느낌이다”

Q. 근황은

“내가 만든 곡을 후배들에게 주고 프로듀싱 작업을 한다. 어제도 편곡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보디로션을 론칭해 사업도 하고 있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다방면으로 일하고 있다(웃음)”

Q. ‘천상지희 The Grace’ 활동 때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다고. 지금은 괜찮은가

“허리는 낫질 않는다. 내 나이가 발레리나로서는 은퇴하고도 남을 나이다. 아파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웃음). 그리고 척추가 일자라서 교정이 어렵다. 허리 통증은 운전만 해도 아프다. 어쩔 수 없다”

Q. 최근에 보디로션을 론칭했다. 어떤 제품인지 소개하자면

“내가 필요해서 만든 보디로션이다. 아무도 안 만들어서 내가 만들었다. 10년 동안 저렴하고 가성비 좋은 제품을 직구해서 사용했었다. 로션의 제형에 굉장히 예민하다. 왜냐면 남자 무용수랑 함께 무용하다가 미끄러지면 사고 난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 오일리하면 안 되고 산뜻해야 한다. 발레를 할 때 물을 안 마시는 훈련을 어릴 때부터 한다. 발레복 때문에 화장실도 잘 못 가고 땀도 많이 난다. 땀구멍이 열려서 땀이 나기 시작하면 안 예쁘기 때문에 물을 안 마시는 연습을 열심히 한다. 그렇다 보니 피부가 건조하고 쓸리고 예민해지고 난리가 난다. 이렇게 여러 고민을 하다가 결국 내가 만들게 됐다(웃음). 코로나 전에 개발을 시작해서 2년 걸렸다. 프랑스, 스위스 원료 라이선스도 다 가져왔다. 정말 보통 일이 아니더라. 취향도 남자, 여자 모두 만족시킬 수 있게 계속 투표하고 해서 만들었다”



Q. 가수와 사업가의 다른 점은

“정말 너무 많다. 내년이면 데뷔 18년 차다. 아직도 KBS2 ‘불후의 명곡’ 편곡이나 무대 구성이 정말 어렵다. 난 편곡, 무대 구성 모두 내가 한다. 그럼 사업은 이제 시작인데 얼마나 더 어렵겠냐(웃음). 신뢰를 주기 위해 시간이 걸린다. 이건 어쩔 수 없다. 사업과 가수 모두 똑같은 것 같다. 우선 신뢰를 주는 게 가장 먼저고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누가 뭘 알아주길 바라기보단 내 길을 묵묵히 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Q. 다양한 사업 아이템 중에 보디로션을 선택한 이유는

“딱 하나다. 내가 써야 하니까(웃음). 샘플링 과정에서도 내가 계속 테스트하고 사용했다. 남한테 맡길 수가 없고 하나하나 내 손이 닿지 않은 과정이 없다. 남한테 뭔가를 맡길 수 없는 성격이다(웃음). 스스로 피곤하게 산다. 평소에 관심이 많던 분야라서 꼭 사업 아이템으로 하고 싶었다. 나중에 나이가 더 들면 발레단을 결성하고 싶은 꿈도 있다”

Q. 노래 부문 1위로 SM에 입사했다고. 그럼 춤을 잘 추는 걸 SM에선 몰랐나

“노래로 오디션을 봤고 개인기를 보여달라고 해서 춤을 보여줬다. 춤에서 가산점을 많이 받아서 운 좋게 붙은 것 같다(웃음). 춤을 생각보다 잘 춘다 싶어서 뽑으신 것 같다. 춤은 그냥 보너스 같다”

Q. SM 연습생이 됐을 때 소감은

“너무 예전이긴 하다. 17살이었다. 별로 감사하진 않았다(웃음). 왜냐면 너무 얼떨떨했고 10살에 미국에 갔기 때문에 SM 엔터테인먼트가 그렇게 큰 회사인 줄 몰랐다. 많이 오해하시는 게 난 미국에서 태어난 교포가 아니라 한국에서 태어나서 10살에 미국에 간 케이스다. 이제 제발 좀 알아달라(웃음)”

Q. 미국에 살았는데 오디션을 보게 된 계기

“내가 미국에서 한인 축제에 나갔는데 예선에 나간 나를 보고 오디션을 보라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한국에 가서 오디션에 합격하고 계약해서 연습생이 됐다. 1년 정도 연습 후 데뷔했다. 빨리 데뷔한 편이다(웃음)”

Q. ‘천상지희 The Grace’로 데뷔할 때는 어땠나

“처음에 ‘천무스테파니’라는 예명으로 데뷔한다는 걸 듣고 정말 탄식이 나왔다(웃음). KCM 오빠는 아직도 나를 ‘김천무’라고 부르면서 놀린다””

Q. 천상지희 시절 불렀던 노래 중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는

“’Dancer in the rain’이다. 무대를 많이 못 한 무대라서 더 애착이 가는 것 같다. 퍼포먼스도 정말 힘들었다. 우리는 아카펠라 그룹이라 춤이 아무리 어려워도 라이브를 고집했다(웃음). 쉽게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아니다. 그래서 자부심도 있다”

Q. KBS2 ‘불후의 명곡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나를 노래할 수 있게 해준 감사한 프로그램이다. ‘천무스테파니’에서 가수 ‘스테파니’로 만들어준 프로그램이다. 무대 연출, 편곡 등을 직접 할 수 있어 너무 좋다. 나 같은 애한테 너무나 값진 놀이터다. 댄서분들 의상까지 내가 다 담당한다. 퍼포먼스를 할 수 있고 라이브도 해야 하니까 더 승부욕이 불타오른다”

Q. 내년이면 데뷔 18년 차다. 내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바쁘게 살아서 건강 관리를 못 한 거다. 어릴 땐 건강 관리를 잘하는 게 프로라는 걸 몰랐다. 그땐 그냥 연습 많이 하고 몸을 혹사 시키는 게 멋져 보였다.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연습하려고 한다”



Q. 엄청난 춤꾼이다. 가장 자신 있는 장르의 춤은

“다 힘들다(웃음). 근데 특출나게 잘한다기 보다는 다 비슷한 것 같다”

Q. 스테파니에게 춤이 갖는 의미는

“춤이 내게 큰 의미가 있지만 나는 가수라는 말을 듣는 것이 더 좋다. 내 날개를 펼칠 수 있게 해준 건 맞다(웃음)”

Q. 이름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없나

“처음에 ‘천무스테파니’로 이름이 정해졌을 때 정말 너무 싫었다. ‘음악 방송 가면 선배님들이 이름이 ‘천무스테파니’야?’ 하고 맨날 물어봤다. 데뷔 초엔 정말 싫었는데 후엔 적응이 돼서 괜찮았다(웃음)”

Q. 23살 연상의 남자친구 브래디 앤더슨과 연애 중인데

“미국 사람이기 때문에 크게 세대 차이가 안 느껴진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이에 되게 예민하다. 근데 외국인들은 그렇지 않고 오히려 굉장히 순수하다. 너무 순수해서 답답할 때도 있다(웃음). 운동만 해서 그런지 정말 너무 순수하다. 사회생활을 해 본적이 없다. 세대 차이를 느꼈다면 지금까지 사귀지 못했을 것 같다. 전혀 못 느낀다”

Q. 취미는

“취미가 없어서 일을 계속 벌이는 것 같다. 워커홀릭이다. 취미를 좀 만들고 싶긴 하다”

Q. 앞으로 스테파니가 보여주고 싶은 행보는

“코로나가 정말 여러 방면의 발목을 잡고 있다. 내가 활동하는 곡이 아니더라도 내가 만든 곡, 내가 만들어서 다른 가수에게 준 곡이 1년에 1~2곡은 꼭 낸다. 근데 이제는 내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노래를 내고 싶다. 요즘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도 그렇고 사람들이 춤에 관심이 많이 생긴 것 같다. 이 바람에 편승해 나도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다. 프로듀싱, 발레 등 하고 있는 거 열심히 하고 내년에 앨범을 꼭 내겠다. 그리고 사업도 탄탄하게 만들어가고 싶다”

Q. 출연하고 싶은 예능이 있다면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다. 너무 춤을 잘 추시더라(웃음)”

Q. 팬들에게 한 마디

“가장 미안한 게 팬들이다. 내가 회사도 자주 옮기고 활동도 많이 못 했다. 앞으로 열심히 활동해서 보답하고 싶다”

Q. 대중들에게 스테파니가 어떻게 기억되고 싶나

“욕심을 부린다면 종합예술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그리고 믿고 보는 스테파니가 되고 싶다. 스테파니밖에 못 하는 특별한 것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에디터: 임재호포토그래퍼: 차케이의상: 제이닷, 플라스틱 아일랜드, 렉쎄, 딘트주얼리: 미니야, 수앤수슈즈: 소보제화스타일리스트: 퍼스트비주얼 최정원 실장, 조윤정헤어: 쉬작뷰티살롱 레나, 다희메이크업: 쉬작뷰티살롱 구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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