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소급분에 포함시켜야 하는지를 놓고 9년간 벌인 법정다툼에서 근로자 측이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은 현대중공업이 적자를 내고 있지만 ‘신의성실의 원칙’ 대상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 상고심에서 사측 손을 들어줬던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고 승소 취지로 16일 부산고법에 돌려보냈다.
이번 소송은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이 모든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재산정한 법정수당·퇴직금 등과 과거 지급분의 차액을 2012년 회사에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현대중공업 측은 신의칙을 내세워 반박했다. 신의칙은 ‘통상임금 소급분을 근로자에게 지급할 경우 기업에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이 초래된다면 이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에 적용되는 원칙이다.
대법원은 “현대중공업이 어려움을 극복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이 지급해야 할 4년6개월치 통상임금 소급분은 6300억원대로 추정된다.
오현아/황정환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