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이윤을 창출하고 이를 소비자와 종업원,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이런 기업의 역할을 인정해주는 사회적 정서가 확산됐으면 좋겠습니다.”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은 16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제30회 다산경영상 시상식에서 “기업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부가가치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집단”이라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허 부회장은 샐러리맨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삼성그룹에서 시작해 신세계, 이마트, 오리온그룹을 거치며 36년간 산업 현장을 지켰다. 전체 경력 가운데 15년간 CEO를 지낼 정도로 업무능력에서 탁월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15년간 어디를 가더라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위기감, 의사결정에 따른 책임감, 혹시나 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늘 앞섰다”고 술회했다.
이런 사명감으로 허 부회장은 오리온을 K제과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 그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기 훨씬 전인 2015년부터 ‘윤리경영’을 오리온그룹의 경영철학으로 삼고, 기업의 DNA를 바꿔나갔다.
허 부회장은 “기업의 목적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지만 기업의 윤리는 적정 이윤을 남기고 나머지를 소비자에게 환원하는 것”이라며 “적정 이윤과 소비자 가치 증대는 궁극적으로 시장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장기적으로는 이윤 극대화에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최대주주와 전문경영인 간 조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허 부회장은 “한국은 자본주의 역사가 짧아 대주주와 전문경영인의 공존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며 “오리온은 물론 신세계에서도 대주주의 신뢰 속에서 소신있게 경영함으로써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허 부회장은 오리온그룹을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기업인으로서 마지막 목표이자 꿈”이라고 했다.
해외 시장과 관련해서는 “성공적으로 안착한 중국 베트남 러시아의 사업 기반을 더 탄탄하게 다지고 인도 인도네시아 등 새로운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식품시장의 핵심 화두가 된 건강에 초점을 맞춰 신사업을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허 부회장은 “한국경제신문사가 기업인의 노고를 인정하고 격려하는 최고 권위의 상인 다산경영상을 제정하고 30년간 유지한 데 대해 기업인으로서 깊이 감사드린다”며 “오리온을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워 K푸드가 확산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