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서부의 지중해에 면한 항구도시 하이파의 한 교회에 설치된 크리스마스트리와 장식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밝은 조명의 숲에 둘러싸인 어린이들의 모습이 동화의 한 장면을 묘사한 그림책 속 페이지 같다.
성탄절이 다가오면서 지구촌 곳곳이 화려한 트리 장식과 조명으로 반짝이고 있다. 낮에 보는 크리스마스트리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전선과 전구로 덕지덕지 뒤덮인 모습은 볼품없기까지 하다. 그러나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면 ‘빛의 마법’이 펼쳐진다. 화려한 조명은 현실 속에 존재하지 않는 멋진 세상을 눈앞에 펼쳐놓는다.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나목(裸木)조차 멋진 조형물로 변신한다.
삶이 힘들고 고달플수록 사람들은 꿈을 먹고 산다. 거리 곳곳의 성탄 트리와 일루미네이션을 보면서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이고, 자칫 잃어버리기 쉬운 꿈을 다시 키워보면 어떨까.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