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백내장 수술, 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의 보험금 지급 기준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과잉 의료 행위로 인해 보험료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자동차 보험 개선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정 원장은 16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에서 열린 손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제도개선 등을 통해 보험의 사회안전망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상 환자의 과잉진료 방지 등 자동차보험 종합 개선방안을 차질없이 추진해 국민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실손 및 자동차 보험에 대해서는 면밀히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정 원장은 또 “보험요율과 관련해 시장에서 결정되는 게 맞다”면서도 “실손보험에 3900만 명이 가입해있고 자동차보험은 의무 보험화돼 있어 보험요율 결정이 합리적으로 돼야 하는 만큼 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했다.
올해 도입한 4세대 실손 보험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손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온라인 계약 전환제도 등도 도입을 검토키로 했다. 또 배달업 종사자 등이 보장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을 고려해 이륜차 보험 제도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정 원장은 이날 손보업계 감독 방향에 대해 사전적 예방 중심의 감독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과 원칙에 따르면서 사전예방적 감독과 사후적 감독 간 조화와 균형을 도모할 것”이라며 “시스템 리스크가 우려되는 보험회사에 대해서는 잠재리스크 예방을 위한 사전적 검사를 실시하고 리스크 수준이 낮은 보험회사에 대해서는 자체 감사 등을 통한 시정 능력이 충분히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빅테크(대형 정보 기술 기업) 진출로 인한 역차별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정 원장은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에 대응해 영업방식 및 판매상품 제한, 금지행위 등에 대한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 아래 규율체계를 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보 업계가 새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보험회사의 신사업 진출 등 혁신성장 지원을 위해 헬스케어 자회사 소유 등을 폭넓게 허용하고 플랫폼 기반의 종합생활금융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선불전자지급업무 등 겸영?부수업무 범위를 확대하겠다”며 “자율주행차 및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과의 연계를 통해 첨단 보험상품 도입을 유도해 적극적 위험 관리가 가능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