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미디어 환경,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플랫폼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지식재산권(IP) 문제는 곧 돈의 문제입니다. 매칭 사업과 IP 박람회 등을 통해 우수 콘텐츠 제작사들이 많은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습니다.”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 원장(사진)은 15일 서울 종로의 한 세미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 원장은 “OTT는 큰 재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크다”며 “IP를 가진 제작사들도 어떤 지원과 투자를 받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안에 대해 그는 “인력과 인프라, 돈 등 세 가지 요소가 종합적으로 가야 한다”며 “앞으로 콘텐츠 업계와 투자사들이 만날 기회를 많이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장, 종무실장을 거쳐 지난 9월 취임했다. 내년 콘진원 예산은 전년 대비 5.1% 늘어난 5477억원. 신기술 기반 콘텐츠 사업(644억원), 지역 콘텐츠 육성(496억원), 게임산업 육성(578억원), 인력 양성(485억원) 등에 상당한 예산이 배정돼 있다.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지원에도 67억원을 투입한다.
IP 개발 및 활용 지원도 내년 주요 사업으로 꼽힌다. 콘진원은 콘텐츠 IP의 사업화 과정을 지원하는 ‘우수 스토리 매칭 제작지원사업’에 10억원을 투입한다. IP를 세계적으로 유통하기 위한 ‘IP 박람회’도 19억원을 투자해 내년에 처음 개최한다. 또 콘진원 내부에서 여러 장르를 담당하는 팀장급 인사들이 모여 ‘콘텐츠 IP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 직원 10명 미만의 소규모 업체가 보유한 콘텐츠 가치를 콘진원이 인증해주면 금융권에서 대출이나 투자를 받기 쉬워지는 시스템도 구상하고 있다.
콘텐츠산업 전반에 걸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원에도 나선다. ESG 경영 실천을 위한 ESG전략단을 발족하고, ESG 10대 핵심과제를 담은 ‘ESG 경영 추진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으로의 예산 확충에 대해 조 원장은 “콘진원 예산이 최소한 조 단위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렇게 말했다. “‘오징어게임’ 제작 예산이 200억원이라는데 콘진원 애니메이션 부문 예산이 160억원입니다. ‘160억원으로 뭘 하지?’라는 생각이 들죠. 최소한 조 단위 예산도 부족하다고 보고, 후년에는 큰 폭으로 예산 확대를 요구해볼 계획입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