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김치 수출의 40%를 책임지고 있는 대상이 고추장(사진), 쌈장 등 장류까지 전면에 내세워 글로벌 입맛 사로잡기에 나선다. K푸드 열풍에 장류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 자체 개발한 케첩 형태 제품으로 현지 입맛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상은 수출 전용 김치와 장류, 소스류 등 신제품 14종을 개발해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신제품은 해외 소비자들의 식문화와 입맛에 맞춰 맵기와 제형, 용도 등을 변형한 것이 특징이다.
수출 전용 신제품 김치는 미국과 유럽 시장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채소인 양배추와 케일, 당근을 재료로 만들었다. 매운맛을 뺀 마일드 김치와 젓갈을 넣지 않은 비건 김치도 내놨다. 고추장, 쌈장 등 장류는 서양 식문화를 고려해 기존의 걸쭉한 제형 대신 케첩처럼 묽은 형태로 바꿨다.
K푸드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면서 한국 특유의 매운맛을 찾는 고객도 늘어나는 추세다. 대상은 이를 겨냥해 맵기 강도를 강화한 고추장 신제품도 선보였다. 기존에 3단계로 구분하던 수출용 고추장 제품에 폭탄맛(4단계)과 핵폭탄맛(5단계)을 추가했다. 고추장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소비자를 위한 할랄 인증도 획득했다.
코로나19 악재에도 대상의 지난해 고추장과 된장, 쌈장, 간장 등 장류 수출액은 3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239억원) 대비 40.2% 급증했다. 올해도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대상은 김치에 이어 고추장 등 장류가 K푸드의 흥행을 이어갈 차기 주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에 김치와 고추장을 생산하는 공장을 본격 가동한다.
대상 관계자는 “앞으로도 현지인 입맛에 맞춘 다양한 제품으로 글로벌 한식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