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박수근 그림에 김구 글씨까지…새 주인 찾는다

입력 2021-12-14 17:08
수정 2021-12-15 01:07

국민화가 박수근(1914~1965)의 마지막 역작 중 하나로 꼽히는 ‘공기놀이하는 아이들’(1965)이 경매에 나왔다. ‘박수근 45주기 기념전’과 ‘박수근 탄생 100주년 기념전’ 등 주요 전시에 여러 차례 나왔던 작품이다.

케이옥션은 오는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열리는 12월 경매에 이 그림을 비롯해 115억원 규모의 작품 145점이 출품된다고 14일 밝혔다. 박수근의 작품은 둘러앉아 공기놀이를 하는 소녀들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 그림이다. 작가가 작고하던 해 그린 작품으로, 같은 주제의 여러 그림 중에서도 원숙미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2019년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는 1960년대 초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명의 작품(43.3×65㎝)이 15만홍콩달러(약 22억7500만원)에 낙찰됐다. 이번 출품작은 홍콩경매에서 팔린 작품의 절반가량 크기(23.1×31.2㎝)로 추정가는 6억~8억5000만원이다.

이번 경매 추정가 최고 작품은 구사마 야요이(92)의 2003년작 ‘Infinity-Dots(AB)’(추정가 11억~17억원)이다. 물방울 무늬를 그린 그의 작품 중 몇 안 되는 자주색 그림이다.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김환기(1913~1974)가 1960년대 그린 ‘무제’(추정가 9억~12억원)도 희귀작으로, 바탕에 노란색을 쓴 그의 그림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고 한다.

올해 초 작고한 김창열(1929~2021)의 작품이 시대별로 다양하게 출품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1979년작 ‘물방울 CHS68’(추정가 3억8000만~4억5000만원)과 1980년 작품 ‘물방울 ENS 8019’(추정가 2억5000만~3억5000만원)를 시작으로 1991년과 1999년에 각각 그린 ‘회귀’ 연작 등 여섯 점이 새 주인을 찾는다.

백범 김구(1876~1949)의 글씨 ‘산고수장(山高水長)’과 운보 김기창(1913~2001)의 ‘하경’ 등의 호가 경쟁도 기대된다.

연말을 맞아 열리는 자선 경매 ‘Sharing Love with Art’도 눈길을 끈다. 김태호 최영욱 권현진 등의 작품 일곱 점이 자선 경매에 나왔다. 수익금은 한국메세나협회를 통해 시각장애인 어린이의 예술활동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우리들의 눈’에 기부된다. 프리뷰 전시는 경매 당일까지 케이옥션 사옥에서 열리며 관람료는 없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